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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여행 2 - 두근두근 혼자 떠나는 일본 여행
다카기 나오코 글.그림, 윤지은 옮김 / 살림 / 2014년 8월
평점 :
나 홀로 여행을 하고 싶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여행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모순이다. 안다. 그렇지만 이렇게 양쪽으로 확연하게 갈라지는 욕망도 있는 법이다. 하고 싶은데 하기 싫은 그 무엇들. 우선 귀찮고 그 다음에도 귀찮다. 여러 모로, 집을 떠난다는 게. 그런데 또 궁금한 점도 있다. 가서 보고 싶은 것들도 있다. 그런데 나서자니 성가시다. 맴돈다. 맴돌면서 살 듯하다.
대신 책을 본다. 여행기도 읽고 만화 여행기도 본다. 재미있다. 안 나가고 싶은 내 마음을 충분히 대신해서 만족하도록 해 준다. 사서 보기도 하고 빌려 읽기도 한다. 이미 본 책을 다시 봐도 좋다. 여행이라는 것도 여행지라는 곳도 시간의 흐름을 타는 분야라 언제 나온 책인가에 따라 다른 느낌을 받는다. 가끔은 이제 없어진 곳도 만나게 되는 황당한 경험까지.
이 만화책은 오래 전에 나왔고 나는 리뷰를 올리지 않았다(올렸는데 못 찾아낸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새로 보고 몇 자 올린다. 담백하게 재미있다. 일본 만화 작가가 일본 내 6곳을 다녀본 과정을 그림으로 그려 놓았다. 이 중 내가 가 본 곳은 오키나와뿐, 다른 곳들은 낯설다. 책이 나왔을 즈음에 읽었을 때는 나도 가 보겠노라고 작가의 일정에 맞춰 계획을 세워 보았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이대로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무엇보다 잘 먹는 작가다. 각종 체험활동에도 열려 있는 작가의 성향이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내가 나를 만나는 가장 좋은 시간, 나 홀로 여행하는 시간일 것이다. 낯선 상황에 대처하는 나, 어찌할지 모르는 나, 갑자기 용기가 솟기도 하는 나, 포기도 도전도 들쑥날쑥 결정하는 나, 해 볼 만한 일, 해 봐야 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나이와 상관없이. 그런데 나는 지금 귀찮단 말이지.
방구석 안에서도 게으른 내가 게으른 나와 잘 만나고 있으면 되지 않을까? 변명을 남겨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