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은 암울한데, 읽는 기분은 경쾌하다. 아마도 문체의 힘이겠지. 구질구질하게 하소연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라고, 내 처지가 이런 것을, 이래도 살만한 것을, 힘있게 내뱉는 듯하다. 동정하는 마음 자체가 생기지 않는다. 그저 씩씩하다.
읽는 마음으로도 좀 속상하기는 하다. 자신의 힘 밖에서 이미 주어진 한계와 상실. 남보다 덜한 처지에서 남들과 함께 살아가려니, 주인공이 가엽게 여겨질 수도 있다. 읽는 사람과 비슷하면 비슷한 대로 속상하고 울분이 생길 것이고, 읽는 사람과 다소 다른 처지라 해도 충분히 공감이 될 만큼 서글픈 상황이니. 그래도 소설 속 주인공들은 씩씩하고 꿋꿋하다. 적어도 보고 있는 사람을 불쾌하게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더 고맙고 미안하다.
젊은 작가의 소설을 읽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거리감. 한때는 작가와 일치되는 시절도 있었는데, 어느 새 요즘 젊은이들은...... 하는 혼잣말을 하게 된다. 나와 같을 수가 없는 것이다. 내가 힘들게 참았던 것들을 절대로 참으려 하지 않는 경우를 볼 때, 내가 애써 포기했던 것들을 과감히 도전하는 경우를 볼 때, 내가 쉽게 드러내지 못했던 적대감이나 반항 의식을 굴하지 않고 펼쳐내는 것을 볼 때, 나로서는 내 나이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젊어질 수는 없겠구나, 생각만으로도.
용기 있고 냉철한 주인공들. 팍팍한 현실에서 시달리다 보니 이렇게 버티는 힘이라도 있어야 할 테지. 이 작가의 장편 '두근두근 내인생'이 영화로 나올 모양이다. 책 표지는 본 기억이 있는데 내가 쓴 리뷰가 없다. 안 읽은 것일까, 읽다가 접은 것일까. 그게 궁금해서 읽어야 할까보다. (y에서 옮김2014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