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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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든 겨울이든 미처 느끼지 못하고 살던 때도 있었다. 사는 게 힘들어서 못 느꼈던 건 아닌 것 같으니까 세상을 모를 만큼 철이 없었거나 어쩌면 그런 대로 살 만했거나일 것이다. 그런데 언제인가부터 여름은 여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버텨내기가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그게 지구 기온 탓인지, 이 땅에서 살아가는 게 고단한 탓인지, 잘난 사람들 말처럼 세계 전체가 온통 위험한 지경에 이르러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아니,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모른 척하고 싶었던 것 같다. 누가 나무랄 것도 아닌데 지레 움츠러들어서는, 사실은 알고 있으면서.


내가 쓴 김애란의 책 리뷰를 다시 찾아 보았다. 3권이 있고 좋았다는 평을 남겨 놓았다. 그럼에도 딱히 인상에 남아 있는 게 없다. 매혹적이지는 않았다는 뜻이리라. 이 책은 굳이 안 읽고 미뤄 둔 책이다. 제목부터가 더웠고 고통스러웠다. 그 뜨거움을 마주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한 해를 넘기고 여전히 책은 주목을 받고 있는 모양이고 이제 날도 추워지기 시작했으니 펼쳐볼까, 펼쳤는데 읽기 힘들었다. 이번에는 좋았노라고 쓰지 못하겠다. 


글이, 주제가, 문장이, 표현이 마음에 안 들었던 게 아니다. 소설의 배경이 싫었다. 이 배경이 싫다고 소설을 마음에 안 든다고 하면 작가로서는 좀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꼭 이 배경으로 이 시대의 우리네 삶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고, 문제를 알리고 싶었을 것이고, 삶의 방향을 함께 고민해 보자고 제안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 설정이 마음에 안 드니 소설을 좋은 기분으로 읽고 있을 수가 없는 거다.


아주 적절해서, 지금 이 상황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이는 소설이라서, 이게 또 아프고 불편해서,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주변을 헤아리며 살아야 하는 것인지 몸둘 바를 모르겠다는 심정이라서, 나는 자꾸만 소설 한 편 한 편에 마음의 발길질을 했다. 툭툭, 왜 화제작이 되었는지도 알겠고, 왜 오래 읽히고 있는지도 알겠고, 이만큼 주목을 받고 있다면 이만큼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일 텐데, 어떻게 우리 사회가 나가는 속도는 느리기만 여겨지는 건지, 나아가고 있기는 한 건지. 


안 읽어서는 안 될 소설이었다. (y에서 옮김2018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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