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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
허수경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평점 :
잘 읽혔다. 글의 고운 결도 잡혔고 결따라 포개놓은 작가의 생각도 내 힘 닿는 대로 찾아 읽었다. 애잔한 거리, 도달할 수 없는 그리움, 그것이 실제의 삶이든 소설 속 상상의 삶이든 무슨 상관이 있으랴.
먼 배경, 터키로 가서, 또 백 년 전으로 가서, 그때 그곳에서 살았던 사람과 지금 여기에서의 우리의 삶을 굳이 비교하자는 것도 아닌데 비교가 되면서 끊임없이 이어져 오는 사람살이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지금 내 옆에 누가 있는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이며 또 내가 사랑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지 헤아려보게 한다. 후회하는 일 없도록, 미안해하는 일 없도록.
소설을 읽기 전에 이 작가가 쓰는 시처럼 읽힐지도 모를 구절들을 만나게 되기를 기대했다. 소설 속에 시가 나오기는 했지만 내 기대에는 부족했다. 소설을 읽으면서 어찌 시를 기대하느냐고 나무란다고 한다면, 글쎄, 나는 여전히 이 작가의 시를 더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소설을 쓰는 사람은 자신의 삶의 모든 것이 소설로 구현된다고 하던데, 이 작가가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어떻게 소설 속에 담아보려고 했는지 확인하는 것도 흥미있었다. 작가의 체험과 상상을 글 속에서 내 식으로 구분해 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y에서 옮김2012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