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멋진 날이야
김혜원 지음 / 고래뱃속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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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이였다면, 모르면서 안 보이면서 다 알고 보이는 척 자만하는 어른이 아니라 보이는 대로 보고 안 보이면 솔직하게 궁금해 하는 아이였다면, 이 동화의 참맛을 훨씬 빨리 훨씬 강하게 느낄 수 있었을까? 아니, 이 또한 어른으로서의 욕심일지도 모르겠다. 아이는 저에게 보이는 대로 볼 뿐, 남들보다 더 보겠노라는 욕심 따위 갖고 있지 않을 테니까.

투명하면서 파란 개가 나온다. 이 파란 개는 시우라는 아이를 따라다닌다. 그 곁에 갈색 개도 따라다닌다. 셋의 관계를 알아내는 게 쉽지 않았다. 그림보다 글에 더 매달린 탓인 것 같다. 누가 누구인지, 누가 누구에게 말하는 것인지, 그림책이 어째 불친절하다는 생각까지 하고 말았으니. 

파란 개에게 그림자가 없다는 걸 알아채야 한다. 투명하다는 건 금방 알아봤는데, 왜 투명한 건지 금방 몰랐다는 건, 내 삶에서 투명하게 사라져간 반려동물이 없었기 때문일까. 새삼 알고 나니, 금방 먹먹해지고 만다. 시우는, 저 어린 시우는, 파란 개와 이별을 해야 할 텐데. 차도로 뛰어드는 갈색 개를 끌어안는 순간 이별과 만남이 바뀐다. 

멋진 날은 이렇게 온다. 오직 자연스러운 이별과 만남으로만 이어지는 날들이었으면 좋겠다. (y에서 옮김2021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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