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니스의 비밀 (완전판) - 침니스의 비밀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26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소연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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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반도에 헤르츠슬로바키아라는 왕국이 있었더란다. 이런 이름의 나라가 없었던 것 같은데, 소설을 읽다 보면 실제로 있었던 것만 같다. 딱 그렇게 믿을 수 있을 정도로 쓰여진 글이다.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는데도.


소설은 영화처럼 펼쳐진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들이 시간이 지나 영화로 만들어질 것을 짐작했을까 혹은 기대했을까. 그냥 상상의 세계를 펼쳐 보인 건데 이런 작품으로 나온 것일까. 읽는 재미와 만든 이의 재미를 추측해 보는 일로 나는 매번 즐겁다. 게다가 슬쩍슬쩍 건드려 주면서 놓치지 말라고 경고하는 인간성의 자각까지 하게 한다. 오로지 오락만으로 시간을 낭비한 게 아니라는 듯한 메시지까지 전해 주면서. 


정치와 경제와 개인의 욕망과 명예의 상관 관계. 누구는 돈을 벌고 누구는 권력을 얻고 누구는 사랑을 이루고 또 누구는 죽기도 하고. 사람들이 모여 산다는 게, 긴긴 인류의 역사가 똑같은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살고 있다는 게, 너나 할것없이 그 안에 포함되어 있다는 게, 그걸 알면서도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고 다듬으며 살고 있다는 게 온통 신기하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하다. 사는 게 본성이고 살아 남는 게 생명의 윤리라고는 해도 가끔은 벅차게 혼란스럽다. 


침니스는 영국에 있는 어떤 저택을 가리킨다. 이곳에 어떤 비밀이 숨어 있어서 사람들이 모이고 사람이 죽고 사람들이 비밀을 찾아내는데, 여러 번 빗나가는 내 추리가 도로 흥미로웠다. 그래, 쉽게 알아낼 수 있는 게 아니지.


배틀 총경이 말없이 수사를 하는 작품이다. 말없는 사람의 진지한 표정은 상당히 믿음직하다. 읽는 입장에서도. 믿을 만한 사람을 만나는 게 더없이 좋은 요즘 같은 때에는. (y에서 옮김202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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