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포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25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우열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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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아로의 친구인 헤이스팅스가 남미에서 런던으로 돌아와 함께 사건을 풀어 나가는 이야기다. 헤이스팅스는 결혼을 하고 아내를 남미에 두고 온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것이 후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빅 포. 네 명의 거물을 뜻한다. 그것도 세계 각지를 기반으로 하는. 1인자 중국인, 2인자 미국인, 3인자 프랑스인, 4인자는 영국인. 이 넷이 세계를 지배하는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데 푸아로가 막아낸다는 이야기다. 작가는 이번 이야기에서 거대한 배경을 그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읽는 내 입장에서는 좀 엉성하기도 했고 맥빠지는 기분이 자주 들었지만. 비슷한 영화를 이미 많이 봤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보다 이 책을 먼저 봤더라면 감탄했을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시작하는 쪽에서는 늘 부족한 면을 품고 있게 마련일 것이다. 완전한 작품으로 가는 길목을 먼저 열어 주는 셈이니까. 푸아로의 회색 뇌세포를 움직이는 활동력이나 헤이스팅스의 순수한 용기는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근사했지만 빅 포의 넷에 대한 과장된 묘사는 억지스러운 면이 더러 있었다. 이 중에 4인자에 해당하는 영국인의 활약만 유독 돋보였고 남은 셋은 말만 엄청난 듯 했지 실제로 보여 주는 면은 거의 없다시피 했으니까.

 

영화나 소설로 상상해 보는 일이지만 정말 세계를 지배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까? 거기에 실행까지 도모해 보는 사람은? 혼자서는 힘들 테니, 돈 많은 이와 기술 높은 이와 행동 빠른 이가 뜻을 모은다면, 그런데 그러려고 해도 또 그 안에서 힘의 차이가 생기는 건 아닐까? 그러다가 또 자기들끼리 싸우고? 원래 권력욕이라는 게 그런 속성을 품고 있는 것이니까. 우선은 내가 갖고 싶어 힘을 합쳤다가도 내 것을 더 크게 키우기 위해서는 배신도 쉽게 할 수 있는..... 이 소설에서는 여기까지 나아가지도 못하고 푸아로에게 다 잡히고 말지만.

 

이런 배경을 가진 영화나 소설이 계속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인간의 욕망 한 곳에 소유욕이나 지배욕이라는 것이 깊이 있게 자리잡혀 있다는 뜻이겠다. 저마다 품고 있는 크기가 다를 뿐, 없을 수는 없겠지. 그래도 자신과 이웃을 망치게 만드는 욕망만큼은 키우지 않도록 할 수는 없을까, 생각해 봐도 이대로 영영 그런 건 없을 것 같아 책 읽은 뒷맛이 쓰다. (y에서 옮김202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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