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빗소리는 '미'로 들리다가 칠월의 빗소리는'솔'로 들리는 세상, 그립다. 요즘처럼 뜨겁기만 하고 습기는 잔뜩 뿜고만 있는 채로 머물러 있는 공간에서 버티기가 쉽지 않다. 제습기로 빨아들이고 말 일이다.김연수의 소설들은 내 마음에 들었다가 안 들었다가 한다. 여전히. 이 책에 실린 소설들도 내 마음의 온기와 냉기를 오간다. 아직은 전적인 지지자가 못 되고 있다. 독자인 나로서는 좀 슬픈 일이다. 모두 마음에 들었으면 읽는 내가 더 행복했을 텐데.재기발랄하다는 문장은 톡톡 나를 두드려준다. 상쾌해서 좋다. 게다가 거의 함께 보냈다고 해도 좋을 젊은 시절의 어떤 시간 마디들이 동질감을 불러 일으켜 준다. 작가가 그려 놓았듯이 내게도 그런 시절이, 그런 감정이, 그런 설렘이, 그런 후회가 있는 것이다. 지나가 버려서 애써 무시하려고 했지만, 가끔은 불러 보아도 좋을 추억 혹은 회한.2010년부터 2013년에 이르는 기간들의 작품들. 나도 살아 있었을 텐데, 내 삶의 흔적은 어디에 남아 있을까. 아니, 나는 본래 남기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닌데.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 아주 무거운 추로 자리잡고 있다. 이후로도 오래오래 서글프고 쓸쓸한 우리 역사가 될 것이다.한국소설이 맥을 못 춘다고 하는데, 이유가 뭔지에 대해 조금만 생각해 보려 한다. 내가 다른 나라 소설에 비해 우리 것을 붙잡지 않으려는 이유와도 통하는 게 있을까. 무엇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일까. (y에서 옮김2015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