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하는 소설 - 미디어로 만나는 우리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김애란 외 지음, 배우리.김보경.윤제영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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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삶에 도움을 주려고 만들어 내는 것이지만 쓰기에 따라 삶을 위협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오죽하면 최고의 기술이 최고의 무기를 만들다가 나오는 것이라는 말까지 생겼을까. 살리기 위한 기술이 누군가를 죽이는 데 쓰이고 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모순된 일이지만 현실에서는 버젓이 보이고 있고.

미디어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잘 연결하기 위해 발전시키는 영역으로 봤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를 해치는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으니. 소설은 갈등을 다루는 데 익숙한 장르이고 기술의 발전으로 좋아진 쪽보다 나빠진 쪽을 이야기하기에 더 적절하다고도 볼 수 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소설들이 도무지 유쾌할 수 없는 배경이다.
 
현실에서 체험하는 것만큼이나 소설 속 가상 세계도 위험하고 아슬아슬하다. 알고도 저지르는 실수나 모른 채 당하는 사기나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어려운 상황을 겪을 수밖에 없는 시절이다. 연결되지 않고 아날로그 형태로만 살겠다고 작정하고 살면 좀 나아질까? 아니, 그럴 수 있기는 할까? 개인 인증조차 핸드폰으로 받아야 하는 때에. 도무지 끊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을. 그 어떤 일도. 

김보영의 <고요한 시대>에 유독 사로잡혔다. 그러려니 하는 한탄을 넘어 소설 속 상황처럼 이 지경까지 이른다면 정녕 어떻게 살 수 있게 되는 것일까 아득해지기만 한다. 기술의 발전, 미디어의 방향, 사람의 이기심과 욕심이 어디까지 어떻게 나아가게 될지. 

연결이 싫어지려고 한다. 고립이 그리울 정도로. (y에서 옮김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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