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3부 : 사신의 영생 - 완결
류츠신 지음, 허유영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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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었으나 다 읽었다는 개운함은 들지 않는다. 3부는, 3부에서 펼쳐 놓은 세계는 내 상상과 내 생각과 내 지식과 내 범위를 넘어서는 규모였다. 그래서 읽다가 어느 순간부터 집중을 하지 못하고 말았다. 우주란 이런 곳이라고? 비록 소설가의 상상이라고 하지만 워낙 과학적 장치와 이에 대한 설명과 묘사가 높은 수준이라 헤아릴 수가 없었던 탓이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1부와 2부에서 밀접하게 이어지는 내용과 구성이 아니다. 서로서로 연결은 되어 있으나 시간과 공간의 거리감이 상당하다. 동면으로 다음 세상에 넘어간다는 설정부터 내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자고 일어나니 다른 세상이라고? 그것도 지구가 망하고 있거나 망한 이후거나. 흠, 상상력에도 스케일이 있다고 하더니 작가가 다 해 놓고 친절하게 이야기를 들려 주는데도 못 알아먹는 독자의 하찮은 입장이라니. 스스로에게 무안하다. 좀더 확실하게 즐기면서 읽을 수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세상을 보는 눈의 범위에 대해 생각해 본다.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곳의 크기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는 사람이 있을 테고, 멀리 하늘 저 멀리 우주 저 멀리까지 내다보면서 별을 헤아리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어느 정도일까, 어느 별까지 생각의 빛을 쏘면서 사는 걸까, 소설 속 주인공이 받았던 것마냥 누군가 나에게 별을 선물할 사람이 있을까. 아니, 없을 게 분명하니 내가 나에게 선물한다면 어느 별을 택하는 게 좋을까, 그럴 만한 별 하나라도 품은 적이 있었던가...... 별이라, 태양계라, 우주라, 우주 생명체라, 우주 문명이라......


소설은 비록 상상이지만 현실을 바탕으로 하는 장르의 글이다. 작가는 이렇게나 거대하고 거대한 상상을 자신이 처한 현실의 어느 대목에서부터 시작했을까. 사회주의 중국, 오랜 역사를 지닌 중국이라는 배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내 멋대로 이어서 추측해 보는 재미는 있다. 중국 작가니까 인류를 구원하는 인물을 중국인으로 내세운 게 당연한데도, 세 권을 다 읽은 지금도 여전히 낯설다. 이 또한 깊은 편견인데.  


우주 전쟁으로 지구가 망하거나 말거나 우주의 차원이 바뀌거나 말거나 나는 동면도 영생도 피난도 선택하지 않을 것이므로 지금 이곳에서의 삶에 충실할 생각이다. 내 현실과 선택에서 너무 벗어나 있는 상상은 고려해 볼 엄두가 나지 않고, 그래서 좀 많이 심드렁해진다. 이 책 후반부로 갈수록 심드렁해진 게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y에서 옮김2022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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