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윤이형 외 지음 / 워크룸프레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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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광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의 5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 중 동시대 파트에 해당하는 3부 전시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전시 도록은 한 번 열리고 사라지는 전시를 기록하는 성격이 짙다. 이 책은 전시를 기록하는 것이 아닌, 소설집으로서 전시에 참여하는 책의 형태를 고민한 결과물이다.


이떤 기획에 의해서든 이런 책이 나오면 반갑다. 최인훈의 <광장>을 떠올려보는 계기도, 우리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만나는 기쁨도 다 얻을 수 있으니까. 촌사람이 미술관에 들러 얻었던 성과물 중 가장 컸던 보람이 아닐까 싶다.

 

참여한 작가는 7명이다. 7편의 작품에 모두 설레었더라면 더할 수 없이 좋았을 텐데, 내 취향은 여기서 끝까지 타협하지는 않았다. 글이 실린 순서대로 앞의 네 작품과 뒤의 세 작품이 나뉜다. 윤이형, 김혜진, 이장욱, 김초엽은 내 쪽으로. 박솔뫼, 이상우, 김사과는 아닌 쪽으로. 같은 소재로 저마다 다른 빛깔로 만든 글들을 읽으면서 어째 주제는 한곳으로 모이는 것 같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광장이라는 곳이 원래 그런 곳일지도 모른다. 흩어져 있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은 하나의 자리라는 것, 결국은 모여야 한다는 것, 모일 수밖에 없다는 것, 벗어나려 해 보았자 그러지 못하리라는 것, 어떤 광장 안에서 살아갈지는 각자의 몫이겠지만 바라는 모습의 광장이 있다면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 ......

 

재미있었다. 이런 기획에서 나온 책들이 언젠가부터 흥미로워졌다. 실린 글들이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아도 괜찮다. 다양한 작가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좋고, 다르게 말하는 듯하지만 결국 같은 것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는 것도 기쁘다. 내가 어떤 작가와는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만큼은 더없이 반갑고 마음이 놓이는 일이다. 생각이 굳어버린 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는 일이니까.    

 

최근에 우리 작가들의 글을 의도적으로 자주 읽으려고 하는 중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기특하다. 글을 쓰는 것보다 강연을 하는 것에 더 몰두하는 작가가 보이는 듯도 하여 약간 염려스럽기는 하지만, 나의 이 염려가 어서 빨리 편견이었음을 깨우쳐 주었으면 좋겠다. 강연을 잘 하는 사람이 글도 잘 쓰는구나 생각하게 되도록.

 

문화의 힘이 정치를 바른 길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간절히 기원한다. (y에서 옮김20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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