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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말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신영희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1월
평점 :
다른 사람을 해치고 싶다는 마음은 어떻게 생기게 될까? 나를 괴롭히니까? 그건 정당하지 못한 방법이라고 해도 이해는 된다. 내 괴로움에 대한 앙갚음일 테니. 그런 게 아닌데도 해치는 마음은? 영화나 소설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종종 마주치곤 하는 단순한 의도의 범죄, 그냥 해치고 싶은 마음에 저지르는 범죄, 무서운 일이다. 언제 피해자가 될지 알 수도 없고, 왜 내가 피해를 입어야 하는지도 알 수 없는 채로 희생이 된다면...
독을 이용하는 범죄는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다. 동서양의 역사를 막론하고 권력 다툼이 일 때 더러 이 방법을 썼다는 것을 보았고, 다른 범죄에 비해 범인의 입장에서는 간편하게 다루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독이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범죄가 아닌 것처럼 하면서 교묘하게 살인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언제나 그랬듯이 나는 이번에도 완전하게 속았고, 작가가 가르쳐 준 뒤에야 누가 범인인지 알았다. 내가 짐작한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에 범인의 의도는 더 무섭게 여겨졌다. 범인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범인이라고 하면, 사람을 보는 내 판단력은 믿을 만한 것이 못되는 셈이니까 말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스무 권의 마지막 책이었다. 어느 한 권도 재미없다고 느낀 적이 없으니 대단한 작가라고 할 수밖에. 나의 오락으로는 퍽 만족스러운 책읽기였다. (y에서 옮김2019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