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타일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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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작년이 되어 버렸다. 작년 크리스마스. 매일매일이 그날같은 날에 새 이름을 붙이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 싶지만 아주 유명한 날이라니 나도 더불어 구별해 본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읽기 시작해서 다음해가 된 오늘에 읽기를 끝낸 소설집. 앞서 작가의 <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인상 깊게 읽고 새삼 찾아 읽은 책인데 마음에 썩 들었다. 이제 이 작가의 글을 더, 천천히 읽어도 될 듯하다. 

소설은 모두 7편. 제목과 표지의 그림에서 풍기는 분위기와 달리 글은 밝지도 유쾌하지도 않다. 책을 소개하는 말에서 읽는 이의 마음을 밝혀 준다고 했는데, 나는 영향을 받지 못했다. 이 책을 읽은 시기가 하필 나라 전체로 사건사고가 겹치는 때여서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7편 속 어느 인물에게서도 사연 안에서도 나는 밝은 인상을 느끼지 못했다. 딱한 마음이 들 뿐이었다. 이 또한 삶이라고?

그럴까? 삶의 기본값은 우울이고 절망일까? 관계의 기본값도 갈등이고? 그래서 조금만 나아져도 만족한다고 행복하다고 하는 것일까? 나이가 드는 것과는 관계없이 젊으면 젊은 대로 나이들면 드는 대로, 삶에는 연습이 없다고 하니 매번 다른 질의 어려운 과정을 거쳐 가야만 하는 일인가? 사는 게 이런 일이라고? 자꾸만 묻는다. 나에게 묻고 소설에게 묻고 세상에 묻는다. 아무도 답을 하지 않는데도.

소설은 읽는 내 처지에 따라 다르게 읽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잠들기 전에 읽기에는 좋지 않았다. 아침에, 오전에, 낮에 읽는 게 좋았다. 밤보다는 아무래도 낮 동안에 내 마음이 더 단단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만 눈을 감고 자자 하는 것보다는 살아 보자는 각오를 새기는 마음으로 읽게 되는 소설. 너도 그렇게 살고 있으니 나도 너만큼은 애쓰며 살아야 하지 않겠나 말을 건네게 되는 소설.

"세상에는 끝내 해명되지 않는 장면들이 있다.(68쪽)"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142쪽)"
두 편의 소설에 나오는 첫 문장이다. 소설인가 현실인가 나의 삶인가 이 모두인가. (y에서 옮김202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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