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먼저 나폴레옹을 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대가 어떤 시대이기에 우리의 주인공이 그 전쟁에 그렇게 기꺼이 참여하려고 했던 것인지, 그 시대 사람들에게 전쟁이라는 게 어떤 것이었고 어떤 사명감을 가져다 주는 것이었는지 배경이 궁금했다. 먼저 알고 있었더라면 이 소설을 더 재미있게 읽었을까. 그랬을 것 같다.
두 권으로 되어 있다. 1권의 전반부는 주인공이 전쟁에 참여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전쟁 자체보다는 전쟁에 대한 당시 사람들의 의식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이 소설이니 어디까지가 현실의 경계선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허구라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납득하기 쉽지 않은 대목들이 더러 있었다. 전쟁이 장난도 아니고 목숨을 내놓고 하는 싸움인데 남자들의 무모함이라고 해야 될지, 될대로 되라는 자포자기인지, 혹은 무책임이라고 해야 할지. 그러다가 살아 남은 뒤에 내세우는 영웅심리는 또 무엇인지? 이 대목을 잘 탐구하면 남자의 본질을 한층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갑자기 태양의 후예 신드롬은 또 왜 떠오르는 것인지.)
한편 소설로 유추해 봤을 때 나폴레옹 전쟁 당시에는 전쟁터에도 술을 파는 여자가 있었던 것일까.(지금의 전쟁터에도 있을까?) 마차를 이용해서 술을 팔고 그 술을 사 마시는 군인이 있고, 술을 마신 상태로 말을 타고 총을 쏘는 것으로 나온다. 군인도 돈이 있어야 했다는 것일 테고, 돈은 많을수록 더 편리한 군인 생활을 할 수 있었던 모양인데, 제대로 싸우지도 않으면서 말만 계속 사고 있는 주인공을 보면서 저런 식이라면 요즘 같은 세상에는 탱크나 비행기도 거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엉뚱한 상상까지 하게 되었다. 전쟁 상황을 전혀 모르는 나로서 하는 말이겠지만, 총에 맞아 죽기 힘들다는 말을 들은 것도 같다. 터지는 포탄 주위에 있다가 변을 당하는 건지 전쟁터에서 죽고 도망치는 상황 묘사가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적어도 죽고 사는 순간만큼은 이렇게 엉망이고 비합리적이어서는 안 되는 게 아닌지.
아무튼 나폴레옹 전쟁의 배경에 대한 관심만 자꾸 생기다 보니 소설 본연의 흐름을 읽는 일에는 소홀했다. 주인공의 성격도 사랑도 도피도 진지함 없이 가벼워 보이기만 하고 이 소설이 왜 그렇게 찬사를 받았는가에 대한 의문만 생기고.(2권에서는 나아지기를 기대하며)
막장도 생각난다. 우리나라의 소설이나 드라마에만 적용되는 게 아닌 모양이다. 주인공의 출생의 비밀, 고모랑 사랑으로 엮이는 남녀 관계는 서양이 배경이라고 해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삶은 어떠해야 하는 걸까. 돈을 가진 자가 누리는 행운과 무료함에서 저지르는 사고를 어떻게 봐 주어야 할까. 먹을 게 없어서 두려움에 떨어야만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귀족이라는 사람들이 자신의 권태를 견디지 못해 벌이는 일 중에 전쟁도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전쟁이 삶의 이유가 되는 사람도 있던 시대, 전쟁으로 얻는 명예나 돈까지 요지경이다. (y에서 옮김2016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