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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거리 추정 ㅣ 고전부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권영주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4월
평점 :
참 설명하기 어려운 이끌림이다. 지극히 사소한 사건과 배경을 바탕으로 이렇게 진지하고 의미 있는 생각을 이끌어 내다니. 소설가의 역량이라고도 할 수 있을 테고 이 작가의 소설에 빠지는 내 취향의 덕분일 수도 있겠다. 너와 나의 거리, 너와 나의 관계에는 얼마나 많은 사건과 의미들이 담겨 있던가.
관계가 곧 삶이라는 말을 최근에 어느 책에서 본 것 같은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 나쁜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등 나도 아주 오랜 기간 시달려 보았다. 우리 삶이라는 게 이 관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으며 포기도 체념도 한몫 단단히 차지했다. 그리고 지금은 비교적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적어도 고통 없는 관계 유지에 이르게 되었노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는데, 둘러 보니 나만 갖고 있던 어려움은 아니었던 것이다.
이 소설은 고등학생 몇몇을 중심으로 서로 간의 미묘한 감정과 관계 형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랑이나 질투와 같은 격렬한 감정 싸움이 아니다.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아주 기본적인 호감과 거부감의 확인이다. 내가 너에게 어찌하여 호감을 느끼게 되었을까, 너는 나에게 어떤 연유로 거리감을 느끼게 되었을까. 오해라고 할 것까지도 없는 지극히 사소한 감정의 엇갈림 혹은 눈치 채지 못한 순간의 감정 변화들. 스스로도 미처 깨닫지 못한 순간의 감정 파동으로 사람을 대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데 영향을 받고 만다면, 우리는 또 얼마나 불완전한 감정의 동물이 되는가.
글을 많이 쓰는 작가가 아니라고 한다. 앞선 책들에서도 내 욕망의 근원을 들여다보게 하더니 이 책도 좋은 인상을 남긴다. 괜찮았다. (y에서 옮김2015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