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껍질에 세들고 싶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221
이정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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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어떻게 이런 표현을 할까, 싶은 경이로움. 그래서 아무나 시인이 되는 것은 아닐 테다. 이 시집에는 우리가 늘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해 온 벌레와 풀과 나무와 사물들이 따뜻한 생명을 가진 채 담겨 있다. 오죽 그러하고 싶었으면 시인은 시집 제목을 (번데기로 살고 싶다면) '버드나무 껍질에 세들고 싶다'라고 했을까.

우리는 늘 위대하고 거창한 것만 꿈꾸면서 살지는 않는다. 오히려 바로 우리 옆에서 씩씩하게 자라고 있는 풀과 벌레들, 제 몫을 다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일상의 사물들에서 삶의 더 큰 진실을 얻는다. 저대로 행복하고 저대로 가치로운 이 세상에 주어진 모든 존재들. 이 시집을 읽고 나는 길을 걸으면서 내 발에 밟히는 땅과 스치는 풀과 괜히 서 있는 게 아닌 나무와 집들을 유심히 보았다. 거기 그 자리에 있어서 조화롭고 신비로운 모든 것들.

나는 또 내 자리를 생각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유와 앞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시인은 '삶이란 결국 못갖춘 마디로 정리된다(22p)'고 했지만 살아있는 동안 나의 행복과 나의 가치와 나의 참된 꿈을 좇아야 하리라고. (y에서 옮김20000511)

작은 나무들은 겨울에 큰단다 - P12

아름다운 것이 이렇게 무서울 수가 있구나. - P14

끝까지 가기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 P16

삶이란 결국 못갖춘마디로 정리된다고 - P22

낮고 분명해야 하리라 - P28

모나게 살자
샘이 솟는 곳
차고 맑은 모래처럼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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