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없는 밤
위수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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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으로 분위기는 짐작이 되었다. 없는 것이 밤일지라도, 밤이 아무리 어둡다고 해도, 없는 게 있는 생은 유쾌하거나 즐거울 수가 없다. 우리에게는 밤이 있어야 하고, 밤을 보내야 또 아침이 더 밝게 온다는 것을 느끼기도 하고, 밤을 견디는 힘으로 온 나날을 버틸 수도 있으니. 


한숨을 쉬고 살펴본 소설의 수는 모두 10편. 이 중에 작품 '아무도'와 '오후만 있던 일요일'과 '9'는 다른 책에서 읽었던 글이었다. 책 뒤쪽에 각 소설의 출처가 나와 있고 [소설 보다] 시리즈를 통해 작가 이름을 알고 있어서 쉽게 알아보았다. 자칫 기억의 오류 속에서 헤맬 수도 있었을 것 같았는데 안심했다. 이제는 더 이상 놀랍지도 않은 현실이지만 그래도 읽은 글과 안 읽은 글이 헷갈릴 때는 좀 서글퍼진다. 더구나 이만큼이나 짙게 우울한 글에서는. 읽을수록 우울해지는 이 시절에는.

이 리뷰를 적으려고 책을 다시 펼쳐보는데, 여전히 마음이 안 좋다. 작가는 어떤 마음으로 한 편 한 편 썼을까? 쓰는 동안에는 얼마나 마음 아팠을까? 쓰기 전보다 쓰고 나서 조금이라도 나아졌을까? 자신이 만들어낸 주인공의 고뇌나 불행이나 안타까운 처지 같은 것들을 마치 남의 것인 듯 표현한 후에 새삼스럽게 들여다보면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일까? 그러면 세상이 조금 더 괜찮아 보일까? 아무리 엉망진창인 세상이라고 해도.

생각해 보니 작가들이 소설 속에서 그려 내는 세상은 어지간해서는 괜찮지 않았던 듯하다. 그렇겠지, 소설은 문제적 상황을 다루는 장르이니. 그래도 이렇게 편편마다 암담해서야, 동정조차 할 수 없는 인물들의 이야기 앞에서는 맥이 빠진다. 

'집'이 특별히 남는다. 집을 떠나 어느 먼 곳에서 마침내 마음 속 집을 구한 주인공의 딱한 이야기. 어떤 삶은 삶이 아닐지도 모르는데 내가 아주 쉽게 남의 삶을 평가했던 것 같다는 반성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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