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다 : 어떤 대상에 대하여
꺼려지거나 무슨 일이 일어날까 겁나는 데가 있다.
두렵다 : 어떤 대상을 무서워하여 마음이 불안하다.<표준국어대사전에서>
'무섭다'는 느낌을 일으키는 힘의 말미가 무엇이며 어떠한지를 알고 있을 적에 빚어지는 느낌이다. '두렵다'는 느낌을 일으키는 힘의 말미가 무엇이며 어떠한지를 모르고 있을 적에 빚어지는 느낌이다.
대상을 알면 무서운 것이고, 대상을 모르면 두려운 것이다. 사고를 쳐서 아버지를 화나게 할 것은 무서운 것이지 두려운 것이 아니다. 반면에 밤에 잠자는 데 마루에서 무슨 소리가 나서 나서려고 할 때는 두려운 것이지 무서운 것이 아니다. - 김수업의 <우리말은 서럽다>에서
그러니까 이 책은 두려운 쪽이다.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떨림. 사람은 무서운 게 아니라 두려운 것일까.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예상을 할 수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대응을 할 수 있을 테니, 그가 잔인하든 난폭하든 무서워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상대가 예상을 엎는다면, 예상 밖의 행동을 한다면, 기대밖의 생각을 보인다면,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는데 그 판단을 쓸데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사람이라면, 그는 두려운 사람이다. 두려운 것이다.
이 작가의 전작에서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감정인데, 전작에도 이런 류의 두려움을 일으키는 요소들이 깔려 있었던 게 아니었나 하는 새삼스러움에 오싹해진다. 사람만이 희망이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하지만, 사람만큼 믿을 수 없는 존재가 또 어디에 있으랴. 내 마음도 내가 못 믿는데 하물며 남에 있어서랴.
일본 특유의 정서라고 할 수 있을 괴기스러움이 이 책에도 잘 녹아 있다. 낯설기는 하지만 의외로 통하는 부분도 있다. 인류 공통의 무의식일까. 사실, 가장 무서울 때는 내 속의 괴물을 내가 느꼈을 때이니까, 남을 두고 뭐라고 할 것도 못되기는 한다. 내가 나에게 진저리를 칠 수 있을 뿐. (y에서 옮김2015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