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용골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묘하게 집중하면서 읽은 소설이다. 일단 작가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이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군' 하면서도 '이 정도라면 봐 주고 읽어 보겠어' 하는 정도의 타협을 하면서 읽었다고나 할까.(나는 해리포터 1권을 읽어 내지 못했던 독자다.) 이 작가의 이 유형의 글을 더 보고 싶다는 생각에 다른 책을 찾아 둔 상태다.

 

영 낯선 느낌은 아니었다. 영화 '캐리비언의 해적'에서 본 장면들이 자주 떠올랐다. 소설의 배경으로 나오는 북해의 솔론 제도라는 곳이 실제로 있나 없나 찾아 보기도 했다. 일본 작가이면서 상상의 근원지를 먼 곳으로 설정했다는 것이 새로웠다. 영국의 중세 역사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작가만의 판타지를 꾸며 낸 것이니 인물, 사건, 배경이 더욱 신선했다고 해야겠다. 

 

이 작품을 통해 판타지가 허무맹랑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게 나에게는 중요한 의미가 된다. 개연성이 필요했다는 뜻이다. 마술이라고 해도, 허구라고 해도, 그럴 듯 해야 한다는 조건,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논리성이다. 내가 이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나는 앞으로도 소설이라는 것을 쓸 생각은 없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자꾸만 작가의 입장에 서 있는 자신을 만났다. 이렇게 쓰다니, 이렇게 만들어 내다니, 이렇게 연결시키고 있다니, 소설의 결말부터 시작해서 도입으로 거꾸로 읽어 나가는 느낌, 그렇게 해서 찾게 되는 논리적 일관성과 재미. 작가의 의도에 맞추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추리하고 있는 나의 안간힘이 신통하다고 해야 할까.(늘 실패하지만)

 

다 잊어버린 중세 유럽의 이야기를 다시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 준 것에 대해서도 고마워해야겠다.(기사단, 데인인 등)   (y에서 옮김201602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