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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팔로 하는 포옹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7월
평점 :
소설가의 소설과 에세이를 읽다 보면 소설과 에세이 중에 한 쪽으로 호감이 쏠리는 경우가 있다. 이 작가의 경우는 아직까지 에세이가 나랑 더 맞다. 경쾌한 문체나 독특한 시선이 소설보다 에세이에서 더 감동을 받게 한다. 왜 그런지 이 소설로 괜히 따져 보고 싶어졌다.
내가 우리나라 영화나 소설에서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부분이 있다. '욕설'이다. 아무리 영화나 소설의 주제 형상화에 기여도가 절대적이라고 해도 욕설이 나오면 거부감이 생긴다. 읽고 싶지 않고 보고 싶지 않게 된다. 영화에서 예쁘고 잘생긴 배우들이 욕설을 하는 장면을 보면 이질감이 확 생기고(괜히 배우들의 인간성마저 의심이 되고), 글자 사이에서 욕설을 발견하게 되면 그만 수정 테이프로 지워버리고 싶을 정도다.(욕설에 민감한 내게 문제가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어쩔 수 없다.) 욕설을 쓰지 않으면 대본이나 글이 안 되는 것일까, 의아함을 느낄 때도 있다.
이 소설집의 앞쪽 소설에 욕설 몇 부분이 나온다. 많은 것도 아니고 정말 몇 부분이다. 그럴 수도 있을 흐름이다. 그럼에도 나는 무감해지지가 않았다. 이 때문에 읽지 않은 뒷쪽 소설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집중력이 슬금슬금 떨어져 버렸으니까. 각 소설의 소재에서 참신함도 느꼈고, 인물들이 그리는 삶의 단편에 흥미가 생기기도 하였으나 전체적으로는 시들해져 버리고 말았다.
우리나라의 남자들이 자기들끼리 있으면 이런 식의 대화를 하는 것일까, 이 소설에 등장하는 내용들에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그런 추측도 해 본다. 여자인 나로서는 전혀 알 수 없을 것 같은 부분, 나이에 상관없이 남자들이란 싶을 때의 버릇들 따위. 아마도 내가 그런 것을 싫어하는 마음이 욕설로 연결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요즘은 여자들도 욕을 잘 하기도 하니까 이 또한 편견이 되겠지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욕설 몇 마디에 소설집 전체에 저평가를 한 셈이 되어 버려서. (y에서 옮김2016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