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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인생 한입 47
라즈웰 호소키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12월
평점 :
그 일이 무엇이든, 자신과 주변인들에게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북돋우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면, 그런 일을 한 가지라도 가지고 있는 이의 삶은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세상에 나와 이 단 한 가지를 얻는 것만 해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니.
이 만화를 나온 순서대로 보다가 갑자기 가장 최근호가 궁금해졌다. 뭐가 달라진 게 있으려나. 그래서 구해 보았는데. 평소 세밀한 태도로 만화를 봐 온 게 아니라 그림에서는 딱히 달라진 바를 못 느꼈다. 그런데도 뭔가 묘하게 달라진 분위기가 있어 이전 책과 이번 책을 나란히 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비교를 해 보았다. 우선 번역가가 다르다. 몇 권부터 달라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소다츠의 하이쿠 번역 글자체가 완전 달라졌다는 점이다. 옛 책이 분명하게 보여 읽기 좋았는데 지금 글자체는 멋스럽게 보이려는 의도로 실었을지는 모르겠지만 금방 안 읽힌다. 나빠진 내 시력 탓이겠지만 살짝 짜증이 난다.
주인공 소다츠는 작가를 대신하여 여전히 맛있는 안주와 그에 어울리는 술을 찾아 마시고 다닌다. 건강해서 참 다행이라고 여겨진다. 잘 먹고 잘 마시는 게, 이 모습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주는 일이 재주가 되고 직업이 된 세상에 소다츠와 같은 사람은 또 이대로 살 맛이 날 것 같다. 나만 해도 얼마나 꾸준히 남이 마시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는가 말이다.
가끔, 아주 가끔 만화 속 안주에 눈이 머물 때가 있다. 잘 없기는 한데 이런 음식이라면 먹어 보고 싶은 걸 하는. 이번 호에서는 달달한 유부초밥이 그랬다. 내가 만든 것 말고 누가 만들어 주는 걸로. 시원한 맥주 한 잔까지도 괜찮겠고. (y에서 옮김2022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