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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2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7
잭 케루악 지음, 이만식 옮김 / 민음사 / 2009년 10월
평점 :
신기하다. 이 글을 쓰기 전에 1권 리뷰를 어떻게 써 놓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다시 찾아 읽어 보았다. 작년 5월에 올려 두었는데, 그때는 이 책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던가 보다. 어째, 이런 일이. 이번에 이 책은 참 마음에 들었는데.
이번 달 리스트에 올려두고, 오늘을 마지막 날로 잡았는데, 책이 두꺼워 마음 속으로 걱정도 했는데, 막상 읽고 보니 절반만 본문이고 뒤쪽 절반은 해설이다. 덕분에 수월하게 끝냈다. 그래서 그랬던가, 책이 영 마음에 드는 것이. 혹 직전에 분노의 포도를 읽은 탓은 아니었을까. 작년보다 미국이라는 땅과 책이 쓰인 시대에 대해 좀더 알게 된 것이 이 책에 대한 호감도를 높여 준 것은 아닐까. 어쨌거나 나는 이 책이 괜찮았고, 최근에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까지 전해 들은 바, 영화도 봤으면 싶은 생각까지 든다. 미국 땅을 편하게 구경할 수 있을 테니.
책을 읽으면서 1권을 읽을 때와의 공통점을 다시 느낀다. 내 안의 '충동 혹은 방황'과 '안정'으로의 욕구. 이전 리뷰를 보니, 방황에 대해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 놓은 것 같은데, 어떻게 된 것이 이번에는 살짝 마음이 끌리는 게 신기하다. 내가 결혼을 하기 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이십 대 때 읽었더라면, 나도 충동적인 욕구에 흔들릴 수 있었을까. 그래서 불쑥 떠나볼 수 있었을까. 그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그런 궁리를 하고 있는 내가 마음에 들어서 모처럼 흐뭇한 휴일이었다. 실제로 나서지는 못할지라도-나는 이미 지나치게 안정적인 사람이 되어 버렸고, 불편을 감수할 만큼 적극적이지도 못하며, 굳이 그러고 싶지는 않은 느리고 게으른 아줌마이므로-마음 한 켠 살짝 흔들리는 긴장이 괜찮았던 탓이다.
다만 지금, 지나치게 방황하고 있는 우리의 청년들에게 이 책을 떳떳이 권할 수 없음이 미안하다. 그들에게는 슬픔이나 좌절의 농도를 더 짙게 만들어주는 일이 될까 봐. 힘이 되어 줄 것이라고 말할 수 없음, 그것이.... (y에서 옮김2012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