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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평점 :
거짓말을 한다. 다섯 가지 중에 하나만. 참말인지 거짓말인지 듣는 쪽에서 알아채도 몰라도, 말한 사람을 파악하는 데 그다지 중요한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닌 내용으로 내놓는 참말 사이의 거짓말. 듣기에는 재미있게 느껴지는 말놀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말하는 이의 입장에서는 어지간히 고민해야 할 일이다. 나를, 내 삶을, 내 주변을, 내 미래를 얼마나 어떻게 내보일 것인가, 이것은 내가 살아가는 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까지 궁리해야 한다면.
글의 배경은 고등학교, 주요 등장인물은 고등학생들. 사는 것이 쉽지 않다고 느낄 시기다. 작가는 청소년들에게 어른들의 삶마저 맡기고 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이들의 몫까지. 읽는 내 마음은 고달프고 애달프고 답답하고 지긋지긋하고. 읽기는 읽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작가의 글이기는 한데, 암울하고 불편하고 막막하다. 소설이라는 장르가 맡고 있는 시대적 책임을 괜히 독자인 내가 떠맡은 것 같은 기분이라니.
김애란의 글 읽기는 실험 중인 상태라고 써 둔다. 아직은 수다를 떨 만큼 가깝게 여겨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