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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인생 한입 17
라즈웰 호소키 지음, 박춘상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4년 6월
평점 :
이미 읽은 만화보다 아직 읽지 않은 만화책이 더 많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지루하고 식상하다는 느낌 없이 계속 찾아보게 되는 이유를 생각한다. 인물과 배경과 주제는 한결같이 명확하고, 다루는 소재(술과 안주와 가게 등)가 바뀌는 듯 바뀌지 않는 듯 구별이 안 되는데(오래 기억하지 못하는 내 기억력 탓이 크고), 뭘까? 무엇이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걸까?
갖고 있어서 매력적인 요소도 있겠지만 오히려 없어서 매력적일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 다른 것이 확실하겠지만. 이 만화에는 긴장감이 없다. 기막힌 사건도 없고 인물 간의 갈등도 없고(인물 내적 갈등은 분명하게 나타나지만) 흔한 연애 서사도 없고(미묘한 탐색전이 보이기는 하나 별로 중요하게 다루지 않고 있고). 내가 간접 알콜 중독인가? 마시고 먹는 걸 봐도 봐도 또 보고 싶은 게.
만화 에피소드 사이사이에 일본의 도시 문화와 역사에 대해 취재해 놓은 내용이 볼수록 인상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 또한 이 만화의 수명을 길게 해 주는 데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떤 먹거리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이게 또 어떤 과정으로 확산되었는지, 전성기 때는 어떠했고 지금은 어떠하다는 건지 등등 에세이 형태로 실어 놓은 글이 나름대로의 가치를 보인다.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게 생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평범한 서민들로서는 이런 역사에 훨씬 가까운 느낌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
42쪽에 실린 레시피의 제목(불똥꼴뚜기와 셀러리 볶음)과 내용(산마채)이 일치하지 않는다. 재판을 찍게 된다면 수정해야 할 것이다. (y에서 옮김2022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