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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인생 한입 15
라즈웰 호소키 지음, 박춘상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4년 3월
평점 :
혼자 하는 게 좋을 일이 있고 같이 하는 게 좋을 일이 있다. 술을 마시거나 차를 마시는 일도 형편에 따라 좋을 때가 각각 있을 것 같다. 예전에는 다른 이와 함께 하는 게 무조건 좋은 일이구나 여겼던 시절도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마냥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구별하고 구분해서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요건을 갖추는 태도, 나이가 들수록 더 필요하지 않을까.
이번 호는 특별한 게 없어서, 무난해서 잘 보았다. 어린 시절 일기를 쓰면서, 내 아이들이 일기를 쓰는 걸 지켜보면서 반복적으로 생각했던 게 있지. 우리처럼 보통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매일 특별한 일이 있을 수 있는 것이냐고. 그러니 맨날 뭐 먹었네, 맛있었네 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던 것일 테고. 그런데 한편으로는 매일 먹은 무언가를 글로 나타낼 수 있었을 정도라면 여간 복된 일상이 아니었나 싶어 이제 와서 새삼스러워진다. 먹고 사는 일의 고단함을 알면 알수록 더더욱.
만화의 소재를 얻기 위해 술과 관련된 장소에 꾸준히 취재를 다니는 작가의 수고로움이 느껴진다. 아무리 술을 좋아한다고 해도, 결국 직업과 이어지도록 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을 것이라 마냥 즐겁지만은 아닌 게 아닐까 싶기도 한데 내 짐작이 틀렸으면 좋겠다. 다른 이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먼저 행복을 누리고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기에. (y에서 옮김2022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