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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인생 한입 14
라즈웰 호소키 지음, 박춘상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4년 2월
평점 :
튀김을 좋아한다. 고기 튀김은 안 먹지만 야채 튀김으로. 이번 호는 표지에다 튀김을 언급하는 그림을 실어 놓았다. 술은 안 마셔도 좋으니 저 튀김들은 먹어 보고 싶구나, 꽤 오랜만에 만화의 그림을 보면서 느낀 감정이다.
이번 호에서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는 스미다가와 강을 따라 운행하는 유람선을 타다가 중간중간에서 술을 마신다는 내용을 담은 편이다. 어지간히 부지런해야 술도 이렇게 마실 수 있을 듯한데 작가는 취재 겸 이 여정을 겪었던 모양이다. 흑백사진이고 뚜렷하지 않아서 아쉬운 면은 있지만 여행서가 아니라 만화 속 참고 자료 정도로 여겨야 할 처지니 이해는 된다. 술 마시는 입장에서 취해야 할 태도에 도움되는 바도 분명해 보이고. 우리 같으면 한강 유람선을 타고 중간에 내려서 맛있는 안주가 제공되는 술집에 들러 술을 마시고 다시 유람선을 타고 또 내려서 술을 마시고... 비슷하게 체험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실제로 그럴 만한 술꾼이 있을지는 모르겠고.
아무 생각없이 그저 한 편 한 편 멍때리는 기분으로 술 마시듯 만화를 봤는데, 한 권 안에 매 호 반복되는 형식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아차린다. 책마다 사계절이 변하는 모습과 그에 따른 술 이야기를 다 담고 있고 안주도 계절마다 하나씩 만들어볼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일본 음식이라 우리가 바로 만들어 먹기에는 약간 거리감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색다른 정보가 될 수도 있겠다. 또 '여기서 잠깐'이라고 에피소드 사이에 끼어 들어서는 앞선 에피소드에 대한 보충 이야기를 산문으로 실어 놓기도 했고. 충실하구나 싶었다.
얼핏 똑같아 보이는 만화를 계속 보는데도 지겹지 않다. 이 맛이다. (y에서 옮김2022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