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코와 술 22
신큐 치에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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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의 내용과 형식은 앞에 나온 책들과 다르지 않는데 보는 내 마음은 시절을 따라 싱숭생숭하다. 올 겨울은 어떻게 지나갈 것인가, 나는 어떻게 보내게 될 것인가, 내가 뭔가를 어떻게 할 수 있기는 한가, 아무 일도 못하면서 그저 한탄만 하고 마는 것일까, 아니 아무 것도 안 한 것은 또 아닌데?, 나도 간 것을, 가 본 것을, 가서 확인하기도 했는데......

길가에 있는 푸드트럭 앞에서 홀로 따끈한 안주와 함께 하는 한 잔의 술. 잠깐의 추위를 잊을 수도 있을 테지.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을 관찰할 수도 있을 테지. 아플까? 후련할까? 답답할까? 한심할까? 이도저도 아닌, 맛있을까?

작가가 히로시마에 살면서 히로시마에 있는 가게들을 배경으로 그리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야 알게 된다. 계속 봐 왔으면서도 금방금방 잊었는지 모르겠다. 마시는 기분에만 취해서, 가게보다는 안주에만 눈이 머물러서. 비슷해 보여도 다 다른 가게와 분위기와 사람들. 관찰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것이 내가 자꾸 이 책을 보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고.

근처에 비슷한 가게가 있다고 해도 내가 실제로 가서 술을 한 잔 마실 일은 없을 것이다. 세상에 대한 걱정이 안주의 또다른 이름 하나가 될 줄이야. 잊혀지지 않도록 마시고 싶군. (y에서 옮김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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