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자 소설 - 세상에서 가장 짧고 기발한 99가지 특별한 이야기
곽재식 지음, 방아깨비 그림 / 구픽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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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환경 때문에 사람들이 긴 글을 안 읽는다고 하고, 그럼에도 소설을 읽히고 싶은 소설가의 열망은 살아 있고, 그래서 작가가 이런 시도를 해 보았는지는 모르겠다. 그 열망에는 일단 박수를 드린다.

 

분량이 짧으니 읽기에는 부담이 없다. 시처럼 상징이나 은유가 노골적인 게 아니어서 더 수월하게 읽히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완전히 직설적인 것은 아니다. 140자 줄글에도 감추려고만 하면 얼마든지 감출 수 있고, 이 책의 작가도 그렇게 하고 있다. 마냥 편하게만 읽고 넘겨 버려도 좋을 글들은 아니다.

 

그런데, 이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좀 아쉬웠다. 충분하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140자라는 한계에 도전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압축미도 긴장미도 아직은 자리를 잡지 못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완성된 작품들이 아니라 연습 중인 글이라는 느낌, 좀더 다듬어야 할 것 같다는 느낌, 이전에 읽고 감탄했던 참신함을 얻지 못해 섭섭하기도 했고.

 

그렇지만, 그래도 실망까지는 아니다. 여전히 더 읽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하는 작가다. 그래서 나는 괜찮다.  (y에서 옮김2017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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