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황인숙.선현경의 일일일락
황인숙 글, 선현경 그림 / 마음산책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좋아하는 작가의 책은 무조건 산다. 그리고 무조건 호감으로 읽기 시작한다. 혹 마음에 안 든다 싶어도 무조건 이해해 주려는 마음으로 읽는다. 그러면 그러는 내내 행복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행복했다. 작가는 아마도 제한된 글의 분량 조건 때문에 할 말을 길게 풀어내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었을 것 같다. 분명히 좀더 할 말이 있을 것 같은데도 서둘러 마무리를 할 수밖에 없었을 글들이 꽤 보였기 때문이다. 아니, 이것은 순전히 내 생각이다. 작가는 완벽한 한 편의 글을 써 놓은 것인데, 내가 그 완결성을 알아보지 못한 탓일 수도 있다. 글의 완성도에 대한 내 편견. 어?, 이렇게 글이 끝난 것인가 의문하면서 넘기다 보니, 또 그런대로 여운의 맛이 있다. 나는 이 작가의 글을 비판없이 그냥 받아들이고 싶었으니까.
이 책을 통해 다시 확인해 본 작가의 일상-고양이, 시인들과의 교제, 음식, 쇼핑, 여자들의 수다, 나이든 여자 솔로의 우아함과 서글픔,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하여, 이런저런 여행담, 그리고 친구 이야기.
하루에 하나씩만 즐거움을 글로 적을 수 있다면 그 삶은 너무나 행복한 것이리라 싶다. 곁들여 보여주는 선현경의 그림도 정답고, 억지로 만들어내지 않은 소소한 기쁨이 예쁘다. 내 생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인데, 느끼고 생각하는 게 다르고 차이가 날 뿐인 것 같다. 나도 행복하고 기쁜 하루하루를 누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매일 기쁜 일 하나씩 구해서 글로 써 나갈 수만 있다면.. (y에서 옮김2008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