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술 한잔 인생 한입 12
라즈웰 호소키 지음, 이재경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3년 12월
평점 :
긴 시리즈로 나와 있는 만화를 읽고 리뷰를 올려 보자니, 올리는 내 상태가 마치 술에 취한 듯하다. 한 말 하고 또 하는 주정뱅이처럼 읽고 또 읽고 같은 말을 계속 쓰는 것만 같아서.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술을 좋아하는 이들과 같이 나 또한 이 일을 좋아하는 게 분명하니, 다른 이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계속 해 나가는 수밖에.
글쎄, 술주정처럼 이 만화를 보고 또 보고 리뷰를 올리는 게 마냥 이로운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행여 어떤 독자가 내가 쓴 리뷰를 보고 이 만화를 보고 술에 빠져드는 나쁜 결과라도? (ㅎㅎ)그럴 일은 없겠지. 내 영향력이 뭐라고. 그래도 이런저런 생각이 들기는 한다. 제일 걸리는 부분은 이렇게 계속 넋두리처럼 리뷰를 올려도 되는 걸까 하는 가책 같은 것(사 놓은 만화도 더 있고 계속 보고 있고 계속 올리려는데 이 무슨 찔림 현상인지). 이 만화를 보고 있으면 이런 마음도 생긴다는 걸 보여 주는 셈?
이번 호에서는 특별히 장어 요리로 안주를 삼는 에피소드가 많이 보였다. 일본인들이 장어 요리를 좋아하는 줄은 알고 있었는데 강조하다시피 하는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더욱 그런가 여겨졌다. 술을 좋아하는 이들은 안주로 무엇을 먹는가 하는 게 이만큼 중요하고 가치로운 일인가 하는 의문이 생기기는 했지만.
평범한 일상이다. 하루를 보내면서 술 한 잔 하는 모습. 분수에 넘치는 큰 욕심도 아니고 살면서 이 정도는 누렸으면 하고 바라는 그리 대단하지 않은 소망이겠지만 그래서 더더욱 소중한 모습으로. 술과 안주 사이에 흐르는 삶의 소박한 향기를 들여다보는 재미, 내가 이 만화책에서 얻는 바인 것 같다. (y에서 옮김2022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