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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한정 봉봉 쇼콜라 사건 - 하 ㅣ 소시민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24년 12월
평점 :
읽는 동안에는 미처 알아채지 못하는데 다 읽고 난 뒤에 문득문득 느껴지는 오싹함이 있다. 이 작가의 소설에서 종종 만나 보는 맛. 그게 그때 그러했다는 말이지? 뒤늦게 찾아오는 얕은 깨달음처럼, 깊은 성찰 같은 게 아니라 단순하게 와 닿는 확인같은. 몰라도 상관없지만 알고 나면 새삼 재미있는. 이번 소설은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아니 위험한 사건을 다루었던 것이다. 고바토에게도 오사나이에게도 그리고 마냥 한가한 독자인 나에게도.
봉봉 초콜릿은 하루에 하나만 먹을 것. 꽃병에 꽃이 담겨 있을 때는 물을 주는 것을 잊지 말 것. 편의점에는 CCTV가 있다는 것도 기억할 것. 나의 똑똑함을 자랑하지도 내보이지도 말 것. 일상에서 겪는 사소한 수수께끼 같은 일에 좀더 주의를 기울일 것. 이 소설을 읽고 나서 생각해 본 다짐 사항들이다. 지키는 대로 못 지키는 대로 흥미로울 듯하다. 내 삶의 색다른 무늬를 채우는 일 같은 것들.
하권을 읽으면서 봉봉 초콜릿을 먹어 보리라 했는데 구해 먹기도 전에 글을 다 읽어 버렸다. 이건 내게 좋은 일이었다. 재미있는 소설은 재미있게 읽는 일만큼 좋을 것이 더 없을 테니. 읽을 책이 많이 있는데 봄철, 여름철, 가을철 사건들을 다시 보고 싶은 이 마음은 또 어쩌란 말이냐. (y에서 옮김2025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