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밤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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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많이 연달아 읽었나? 신기하고 대단한 결말이라는 느낌보다 다소 당황스러우면서 유쾌하지 않게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탐정 역할의 주인공이 없어서 서운했던 걸까?


매 작품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배경은 내 마음에 든다. 영국의 쓸쓸한 시골 마을에 세워진 멋진 저택.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는 있지만 구경하는 재미는 쏠쏠하다. 요즘 같은 가을 날씨에 영국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그 황량한 들판에 서 있는 느낌 비슷한 게 잡힐 정도이다. 상상으로만 하는 생각이니 그럴 듯하다고 여기는 것일 뿐 실제 추위에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나는 아마 잔뜩 움츠러들고 말 것이다. 


주인공은 가난한 남자. 어마어마한 부자인 여자를 만나 한눈에 서로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고 저주 받은 땅에 집을 짓는다. '그까짓 저주' 하면서. 어렵사리 결혼을 해서 잘 살아갈 줄 알았는데 주인공의 부자 아내가 그만 죽고 만다. 누가 죽였을 것인가. 제대로 추측할 대상자도 없는 상태에서 범인을 찾아 보려고 하니 막막하기만 했고, 그러다가 소설은 끝에 다다랐고, 범인을 알게 되니 허탈감이 왔고. 그랬다. 


10권 정도 읽고 나니 이 작가가 즐겨 쓰는 구성 요소들이 보인다. 무엇보다 부자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야기라는 점. 너무 부자라서 희생된다. 누군가 재산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너무 부자인 주인공의 이야기라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독자의 입장에서는 도로 재미를 느끼게 되는 모양이다. 나처럼. 나는 이만큼 부자가 아니니 절대로 희생될 리가 없겠군 안심까지 하면서. 또 부자들의 이런저런 생태를 구경하는 것도 그럴싸한 재미를 주고. 


한 권 더 읽어 보고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되면 좀 쉬어야 할 것 같다. 이왕이면 재미있게 읽는 게 더 좋으니까. 내 약한 기억력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고. (y에서 옮김20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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