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믿다 - 2008년 제32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권여선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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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상 수상집을 읽고 난 뒤에 얻는 가장 큰 만족감은 미처 몰랐던 소설가 가운데 내 취향인 소설가를 새로 발견하는 기쁨이다. 


이번 수상작의 주인공인 작가는 나와 같은 나이였다. 나는 그게 너무 마음에 들었다.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왔고 나와 같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게 무슨 대단한 위로라도 되는 듯했다. 이유 없이 너그러워지고 그녀의 생각에 공감을 느끼고 그녀의 문체에 감탄하면서 그녀의 글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나이를 제일 먼저 생각하다니, 내가 꽤 늙은 것일까. 


일단 수상자의 작품 둘을 읽고 나니 책을 산 값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가끔 어떤 해의 작품집에서는 내게 만족을 주는 소설가를 끝내 발견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는 때도 있었다. 권여선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더 읽고 싶은 책이 몇 권 줄을 이었으니 더 이상 무엇을 바라랴. 


권여선, 그녀의 소설 속의 상황에 맞춰 따라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 


하나, 안동소주에 맥주 섞어 마시는 것


둘, 나도 우리 동네에 단골술집을 만들 수 있었으면. 우리집에서 맥주 캔 하나를 사기 위해서는 차를 타고 20분 밖의 읍내까지 가야 하니까. 걸어서 홀로 들어가 술 반 병에 따뜻한 안주 한 상 받아 보았으면.(실현 불가능한 꿈)  


정영문의 소설 속 깊고깊은 바닥에 잠기는 기분도 괜찮았고, 김종광과 윤성희의 기발한 상상력은 나를 꽤나 유쾌하게 해 주었다. 올해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y에서 옮김2008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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