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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인생 한입 10
라즈웰 호소키 지음, 이재경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3년 10월
평점 :
술을 마시는 일도 그러할까. 마셔도 마셔도 외롭고 부족하고 씁쓸한 맛에 애타는 것. 이번 참에서는 괜히 투정을 부리고 싶어진다. 만화로만 보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구나, 나도 한번 마셔 보고 싶구나, 마시고 먹고 취해도 보고 싶구나. 그 끝이 고단한 숙취일지라도. 괜히 이래 본다. 못할 것을 아니까.
인류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술을 만들어 마셔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만화만 봐도 지역별 문화의 특성을 술로 알아볼 수 있다. 당연한 일이다. 살고 있는 땅과 바다 근처에서 나는 식재료로 만들어 먹고 마셨을 것이니, 지금이야 줄어들고 사라지고 있다고 해도 그 옛날 그 시절에는 흔한 먹거리였을 재료들. 이번 호에서는 일본에서 고래 고기가 익숙한 먹거리였음을 보여 준다. 섬나라였고, 해안에서도 쉽게 잡을 수 있는 물고기였을 것이고, 부피가 컸으니 많은 이들이 먹을 수 있었을 것이고. 그런데 이제는 전 세계 환경론자들이 더 이상 잡지 말고 보존하자고 하니 오랜 세월 즐겨 먹었던 입장에서는 서운하기도 하겠다. 우리에게도 비슷한 먹거리 문화가 있어 짐작도 되는 바이고.
술과 맛있는 안주에 대한 작가의 지극한 사랑이 귀엽기 그지없다. 그래서 이 만화를 꾸준히 그려 낼 수 있는 것일 테지. 대상은 달라도 자신만의 사랑스러운 탐구 대상을 가지는 것이 삶에 필요한 요소라는 것을, 그것이 오래오래 지킬 수 있는 것이라면 더욱 좋으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건강해야겠지, 무엇보다도. (y에서 옮김2022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