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미스터리 캐드펠 수사 시리즈 1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손성경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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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구입했다. 앞뒤 뜬금없이, 기다리지 못해서. 10권까지는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는데 이 책이 내 차례에 잡히지 않는 것이다. 처음부터 다 사 모으는 것도 아니고 시리즈의 책을 한 권만 덜렁? 그것도 가운데에 있는 책을? 그만큼 궁금해서 보기는 했는데, 이제까지 읽은 내용과는 구별되는 미스터리다. 


나는 중간 쯤에서 가장 중요한 미스터리를 눈치챘다. 그걸 알았다고 해서 시시해지지는 않았다. 이 미스터리를 결말까지 작가가 어떻게 풀어 나갈지 그 과정을 지켜보는 일만 해도 호기심을 만족시키는 데에는 충분했으니까. 대단하다고 할 밖에. 


같은 배경, 같은 인물 안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미스터리의 유형은 얼마나 될까? 작가는 얼마나 많은 배경지식을 갖고 있어야 상상력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까? 읽는 나는 매번 감탄만 하는데. 읽는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쓸데없이 궁금해진다. 작가의 머릿속 세상이나 소설 구성을 위해 세운 사건의 구조도 따위들이. 맞다, 인물도 있다. 인물의 성격이나 장단점이나 행동 유형을 어떻게 마련하는지 등등. 소설가는 같이 주어지는 시간을 일반인보다 훨씬 많이 누리면서 살고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중세 수도원에서 살았을 수사들의 삶이 점점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귀족들 경우에 장남이 아니면 가업을 이어받기 힘들고 그렇다면 군인이 되거나 성직자가 되거나 유산을 물려 받은 외동딸의 배우자가 되어야 살 수 있었다는 시절. 신부나 수사가 하나의 길이기도 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개인의 의지로 해결할 수 없는 전쟁이라는 상황이 시도때도 없이 벌어졌을 때, 전쟁으로 다른 이의 목숨을 해치면서도 자신의 영혼을 구원받기 위해 하느님의 은총을 빌어야만 했다니, 나로서는 참 납득하기 어려운 것 중 하나다. 전쟁을 하지 말든가. 주교나 왕이나 다 거기서 거기인 인간 유형. 그래도 수사라는 직업에 대해 호감도를 올릴 수 있었다는 점이 뚜렷하게 남아 만족스럽다. 


전쟁으로 몸을 다친 나이 든 수사와 이 수사를 돌보는 젊은 수사의 사정이 구구절절했다. 그리고 저마다의 기구한 사연으로 등장하는 몇몇 수사들의 모습. 이어지고 갈등하고 해결된다. 읽는 재미가 풍성했다. 


다음 권을 빌릴 수 있을까? 다시 구입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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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2 18: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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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7 17: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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