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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8 (완전판) - 비뚤어진 집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8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권도희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리뷰를 쓰다가 지웠다. 생각대로 써 나가다가 다시 읽어 보니 의도하지 않은 스포일러가 되어 있었다. 이래서는 이 작품을 읽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 지우기는 했는데, 막상 쓸 수 있는 말이 생각나지 않아 막막하다. 이렇게 재미있게 읽어 놓고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다니. ㅎㅎ
사건이 일어난 집에 살고 있는 인물 모두가 용의자가 된다. 이 인물들이 갖고 있는 악한 본성을 조금 더 부각시켜 드러내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작가는 범인을 찾아 내도록 한다. 나는 이 책에서도 끝까지 속고 말았다. 범인으로 여기면서 살짝 두려워했던 인물에게 사과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을 지경이다.
이 책에서는 작가가 늘 등장시키는 익숙한 탐정이 나오지 않는다. 대신 비뚤어진 집에 살고 있는 여주인공 '소피아'와 연인 관계에 있는 '찰스'의 시선으로 사건을 읽도록 한다. '찰스'의 아버지가 경찰 쪽이라 참고인 신분처럼 활약하는데 그의 생각을 따라 읽는 과정도 흥미롭다. 순식간에 그의 눈으로 장면을 그려 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작가의 솜씨에 매번 놀라게 된다.
마음이 아픈 글이다. 사람에게 이런 본성이 있다는 것을, 이런 본성으로 누군가를 쉽게 해칠 수도 있다는 것을, 끝내 말릴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는 게 딱하고 안타깝다. (y에서 옮김2018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