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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봄 2022 ㅣ 소설 보다
김병운.위수정.이주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3월
평점 :
단 세 편이 실려 있는 아담한 소설집이다. 모처럼이지 싶다. 세 편 모두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고 다 내 마음에 들었다는 게. 세 편밖에 없는데도 다 마음에 드는 경우가 좀처럼 없었던 것만 같아서 자꾸만 다 마음에 드는구나, 그렇구나 읊조리게 된다. 섭섭하고 안타깝기도 하지만 드문 일이다. 소설가와 독자 서로가 딱 맞춰지는 순간, 그때부터 소설은 새로 생명을 얻게 된다. 내가 많이 바라는 순간이다.
무엇보다 세 작품의 서술방식이, 화자의 전달력이, 작가의 문체가 내게 좋은 느낌을 갖도록 했다. 특별하지 않아서, 평범해서, 그럼에도 무겁고 세밀하고 느려서, 또 그럼에도 하고 싶은 말을 힘들여 전하고 있는 것 같아서, 세 작품이 어느 하나 모자라지 않게 내 읽기를 북돋우고 있어서 좋았다.
요즘 우리 사회의 문제에 이런 요소들이 있구나. 뉴스보다 영화보다 다큐멘터리보다 소설 쪽에서 이와 같은 정보를 얻기를 더 바라는 나로서는, 소설의 사회적 책무에 큰 무게를 두는 독자인 나로서는, 이 책에 실린 세 편에 많이 일렁였다.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어느 하나도 하찮게 취급할 수가 없는 탓이다. 그래서는 안 되는데도 현실에서는 사람이 사람을 함부로 다루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세 작품 속 화자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자신을 향한 연민의 시선. 사랑이라고도 책임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자기 자신을 위한 마음쓰임이 애달팠다. 나 또한 이들과 다를 게 없기도 하고, 그래서 더 가까이 다가서고 싶었을 것이다. 약자로 살아야 하는 세상, 세상에 나와 약자이기를 원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을 텐데 약자일 수밖에 없게 되고 만 세상에서 같이 울어 주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퍽 서글프다.
세 작가의 이름을 오래 기억해야 할 텐데. (y에서 옮김2022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