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여름 2021 소설 보다
서이제.이서수.한정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계절마다 세 편의 새 소설을 읽는 기분, 젊은 작가의 작품이라고 하니 좀더 기대되고 설레고. 그러다가 내 취향에 가까이 다가오는 소설을 만나기라도 하면 더욱 반갑고 더욱 기대되고. 소설을 읽는 데도 연습처럼 홀로 겪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작가의 글을 계속 읽게 될 것인가 여기서 멈출 것인가를 정하게 되기까지는.   


이번 여름호에 실린 세 편의 글은, 셋 다 꽤 고단하다. 내용도 고단하고 읽기도 고단하고 읽고 난 마음도 고단하고. 2021년을 보내고 있는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고단한 세상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는 뜻일 테다. 아니, 젊은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그 어느 때를 막론하고 평온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그것을, 그 어려움을, 그 힘겨움을 이겨 내는 게 마치 그 시대 젊은이의 특혜처럼 말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지만, 글쎄, 그렇게 말해도 좋은 건지.   


직업을 갖는 일, 결혼을 하는 일, 집을 갖는 일, 아이를 키우는 일 등등. 어느 하나도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자연스럽게 하나씩 이루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건만, 그때는 이 일들이 지금의 사정만큼 어려운 일인 줄 몰랐던 시절이건만. 어디서 어떻게 잘못되기 시작한 것일까. 사는 일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소설에서 이를 확인하게 될 때마다 더 맥빠지는 기분이 든다. 얼마나 어렵고 얼마나 막막하면 이게 소설이 되는가 말이다.  


이서수의 글이 제일 가깝게 왔다. 가을 장마만큼이나 마음이 무겁다. (y에서 옮김2021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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