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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말 2 - 6부 ㅣ 마스터스 오브 로마 6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12월
평점 :
이 세트 중에 가장 두껍다. 읽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단순히 분량이 많아서 그랬다기보다는 카이사르가 죽을 즈음을 읽는 대목에서 자꾸만 머뭇거린 탓이 더 크다. 이미 알고 있는데도, 그가 죽는다는 게 어찌 그리도 아쉽고 보내기 싫던지. 나는 아무래도 영웅에 약한 모양이다. 영웅의 위대함과 영웅의 고민과 영웅의 외로움이 민망할 정도로 와 닿는다.
이 시리즈의 책은 연달아 읽지 않아도 괜찮다는 게 참 신기하다. 도무지 외워지지 않는 인물들의 이름이 헷갈리는 것도 읽는 것을 방해하지 못한다. 누가 누구 편인지도 헷갈릴 정도로 복잡한데, 게다가 몇 번씩 하는 결혼으로 서로 간의 인맥을 이어 나가면서 촌수를 더없이 복잡하게 만드는데도 읽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큰 줄기만 따라가면, 그 길에서만 벗어나지 않으면 오롯이 즐길 수 있다. 아직도 시리즈의 남은 책이 있어 설렌다.
정치권력의 본성을 더없이 분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 카이사르의 권력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누구였는지, 왜 죽이고 싶어 했는지, 이런 현상이 어떻게 시대를 이어 사라지지 않는지, 지금의 우리 사회에서도 어떻게 이렇게 비슷한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것인지. 정치가가 되고 싶은 마음도 본능이고, 정치가로 살다가 뜻밖의 죽음을 당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인 것일까. 수많은 역사의 사례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뜻을 품는 이들의 욕망과 집착이 구슬프다.
권력의 본질, 다른 사람을 억누르고 군림하고 싶은 욕망, 남보다 잘난 척 남 위에 서 있고 싶다는 마음, 남보다 더 갖고 싶은-이미 가진 것을 빼앗기고 싶지 않은 것과 더 빼앗고 싶은-욕심 등. 어리석다는 것을 아는 것과 실제로 갖는 것은 다른가 보다. 이 또한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착각일 텐데. (y에서 옮김2019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