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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7 (완전판) - 살인을 예고합니다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7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시간을 보내기에 이만한 추리소설만한 건 없지. 다 알고 있는 듯한 착각만이 남아 있고 실제로 읽은 작품은 몇 되지 않는 작가의 글이다. 집에 20권이 있는데 세 번째로 읽은 책이지 싶다.
아들이 6권을 먼저 읽고 이 책을 읽는 게 좋을 수도 있다고 했는데 6권은 단편이고 이 책은 장편이라 나는 이걸 먼저 택했다. 택하고 보니 마플 여사가 나오는 것이었는데 6권에서 마플 여사가 먼저 등장하는 모양이다. 마플 여사는 일찍이 텔레비전 외화 드라마로 만난 적이 있고 내용은 다 잊었으나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활약이 대단했다는 인상만은 강하게 남아 있다. 해결하지 못하는 사건이 없었으니까. 이 책에서도 중반 정도 마플 여사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답답한 느낌이 있었는데 그녀가 나타나고부터는 괜히 마음이 놓이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추리소설은 재미가 단연 으뜸이다. 이 작가의 추리 기법들은 너무도 대단하고 치밀하여 현재의 추리소설가들이 넘어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데 단순한 독자인 나로서는 그저 즐거울 따름이다. 사건이 해결되어 나가는 과정을 읽을 때는 독자로서 따라가다가 문득문득 작가의 입장에서 배치했을 사전의 장치들에 머물러 있어 보면(이것조차 결국 작가보다는 늦은 추리일 수밖에 없기는 하지만) 아주 사소한 것들까지도 참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범죄 추리 소설에는 어쩔 수 없이 교훈을 담게 되는 것 같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징계하려고 하면 그럴 수밖에 없겠다. 돈에 욕심을 낸다거나 원한을 갚는다거나 복수를 한다거나 하는 설정들, 그러나 그게 결국은 다른 누구도 아닌 스스로를 파멸시키고 만다는 결론에 이르기까지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 준다. 이건 이것대로 또 좋다고 본다. 소설을 읽고 좋은 마음, 좋은 다짐을 할 수만 있다면, 그것도 즐거운 독서 시간을 보낸 후에 얻는 깨달음이라면. 그래서 나는 청소년들이 이런 추리 소설을 겨 읽었으면 좋겠다.(범죄자를 추종하는 마음이 드는 부작용은 제외하고서)
덤으로 20세기 초반의 영국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라는 것도 내게는 흥미로운 설정이다. (y에서 옮김2018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