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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 - 하 ㅣ 소시민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4월
평점 :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렇게 귀엽고 소심하고 통쾌한 복수라니. 이번에도 내가 시원하게 속아버리고 말았지만, 속았다는 게 더 유쾌했다. 나름 궁리해 보느라고 했는데, 아직 이 작가의 속셈을 파악하기에는 길이 멀다 싶다. 겨울을 배경으로 해서는 어떤 맛있는 디저트로 제목을 만들어 내고 이야기를 꾸며 낼지 기대가 된다.
가벼워 보이는 소설이라고 가벼운 것만은 아니다. 자꾸 이런 취향의 소설을 찾아 읽게 되면서, 내 안의 어떤 면이 이런 소설을 붙잡아 끌고 있나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이 아니고, 일본 작가의 소설이면서 먹을 거리를 소재로 삼고 있고,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사소한 사건과 치밀한 전개 덕분에 대번에 반짝이는 일상으로 바뀌는 삶의 풍경들. 내가 내 현실에 지쳐 있는 탓이다. 어떻게 바꾸어 볼 수도 없이.
맛있어 보이는 음식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글을 골라서는 정작 내 입으로 먹고 싶어 하지는 않으면서 계속 읽고 있다. 내 정신의 허기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멈추게 될지 모르겠다. 아직은 좀더 읽고 싶다는 이 가벼운 욕심을 버리지 않으려고 한다. (y에서 옮김2017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