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 - 상 소시민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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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서 여름으로 다시 가을로, 같은 인물들이 계절에 따라 성장하는 모습을 함께 담아 보여 주는 소설 시리즈다. 기본틀은 미스터리 추리. 사건이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을 만큼 대단한 건 아닌데, 오히려 어른들 입장에서는 사소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 아주 은밀하고도 촘촘하게 엮어 놓고 있다. 내가 고등학생이라면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정신적 훈련의 영역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분량이 앞선 계절의 이야기에 비해 많았던 모양이다. 사소한 사건을 연달아 일어나는 것으로 배치하고, 두 주인공의 시점에서 번갈아 서술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겠지. 좀 지루한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그렇다고 중간에 덮을 만큼은 아니었다. 작가에 대한 기본적인 나의 호의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미 지나간 시절을, 이미 지나간 나이 때의 인물을 설정하고 그들의 세계를 그려 보이는 작가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며 무엇을 말해 주고자 하는 것일까. 다 알지는 못하겠지만,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삶의 본질은 달라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건가 하는 짐작이 든다. 어리다고 해서, 세상 이치에 둔감한 것은 아니라고, 삶에 대한 두려움이나 긴장감이 어른이 느끼는 정도와 다르지 않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하는.

 

그러니 이 작가의 이 시리즈 소설을 읽을 때면 매번 감탄할 수밖에 없다. 이 나이에, 이 어린 나이에 이들은 이렇게 치밀하게 분석하고 연구하고 대응하면서 살아간다는 건가. 그에 비해 나는 얼마나 단순하고 명쾌한지. 나도 한 번쯤은 소설 속 인물들 같은 추리력을 가져 보았으면, 아니 작가가 짜 놓은 구성력을 가져 보았으면 하면서 부러워하게 된다. 아닌가, 이 정도 되면 내 정신이 너무 복잡해졌다고 도로 하소연하게 될지 모르겠다.   

 

고바토와 오사나이가 어느 지점에서 다시 만나게 될지, 흥미진진하다. 다음 책을 봐야겠다. (y에서 옮김2017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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