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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코와 술 5
신큐 치에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6년 4월
평점 :
어쩌다가 텔레비전 드라마로 보았다.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주인공이 혼자 술집을 다니면서 맛있게 술과 안주를 먹는 이야기. 얼마나 정성들여 입맛, 술맛을 기울이던지, 보고만 있던 내가 입맛을 다셨다. 이렇게 황홀한 맛이라면 나도 마셔 보고 싶다 할 정도로.
일본의 술은 우리네 맥주, 소주, 막걸리와는 좀 다르다고 한다. 사케라고도 한다는데 차게 마실 수도 있고 뜨겁게 마실 수도 있고 미지근하게 마실 수도 있고. 안주에 따라 어울리는 술이 다르다면서 각각의 술을 주문하는 주인공을 보면 역시 내 차원에서는 따라 하기는 무리일 것 같다. 나야, 고작 맥주 한 잔 막걸리 한 잔에 만족을 하는 사람이고 주인공은 마시고 또 마셔도 별로 취하지도 않는 걸 보면 정말 술이 센 사람인 것도 같으니까.
혼자 술을 마신다는 상황. 우리로서는 낯익은 모습은 아니다. 더군다나 여자 혼자니까, 괜히 누군가 시비를 건다거나 하지는 않을지 걱정도 되고. 아니면 오히려 남자를 유혹하려고 그러는 게 아닌지 오해를 받을 수도 있고. 퇴근하면서 집 근처 카페에서 한 잔 한다는 상황이 내게는 멀고 먼 풍경이기만 하니 그것도 좀 아쉽고.
맛있는 것을 찾아 다니면서 먹는 일이 누군가에는 일이 되었고 또 누군가에게는 보람이 된 시대다. 맛없는 것을 먹는 게 마치 삶의 실패인 것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보면, 어렵다고는 해도 어느 부분 경제적으로 나아진 세상이기는 한 것 같다. 적어도 살기 위해 먹는 차원에서는 한 단계 올라선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또 먹는 것과 관련된 직업이 세분해서 늘어난 것도 이런 세태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고.
그냥 한 권만 보면 될 것 같아 최신판으로 5권을 본 것인데, 1,2,3,4권을 다 구입해도 남들 술 한 번 사 마시는 값 비슷하지 않으려나 하는 핑계가 생긴다. 까짓 목으로 마시는 대신에 눈으로나 마셔야겠다. 취하지도 않으니 그 또한 좋고. (y에서 옮김201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