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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예쁜 종아리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575
황인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11월
평점 :
나이 들면서 안 좋은 것 말고 좋은 점만 생각해 본다. 마음의 여유라든가 느리게 흐르는 시간이라든가 이를 느긋하게 알아차리는 내 의식 같은 것. 이 또한 누군가는 경쟁적으로 얻으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쓸데없다 여기면서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방향으로 주변에 이웃에 해를 끼치지 않는 경계선 안에서 흘러가 보려는 것. 그러다가 혹 조금이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또 바라면서.
시집, 예쁘게, 예쁜 마음으로 보았다. 옮겨 쓰고 싶은 구절이 딱히 없어 섭섭하다 여기는 참에 내가 잘못 생각했는지도 모른다고 깨닫는다. 구절이 아니라 시 한 편 한 편, 전체에서 편안하다고 느꼈으면서 또 욕심을 냈구나......
제목이 많이 반갑다. 제목만으로도 누군가의 평온을, 염려를, 걱정을, 당부를, 위안을 느낀다. 이렇게 가는 세월, 아까운 밤이 간다, 시간이 뭉게뭉게, 나는 잘 지내요, 이렇게 또 한 여름이, 행복한 노인, 후회는 없을 거예요, 어떤 저녁. 이번 시집에서는 시의 제목으로 한 세상을 얻는다. 내가 잘 지내고 있나 보다. 후회 없이.
고양이, 우리집 고양이가 더 예쁘고 더 애처롭게 보인다. 잘못하지 말고 살아야겠다. (y에서 옮김2023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