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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 호텔
김지안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평점 :
유아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어른으로 이 그림책을 보고 쓴다. 첫말은 부럽다. 동화나 그림책이 우리가 바라는 이상향을 나타내는 데에 좋은 장치가 된다는 것을 바로 알겠다. 아무렴, 세상이 이럴 수만 있다면.
사는 곳에 사계절이 있고 이 중에 세 계절에 열심히 일을 한다. 마음도 맞고 재주도 고르게 나눠 갖고 있는 이들끼리 모여 협업으로 돈을 번다. 배경은 여러 모로 충분하다. 햇볕도 빗물도 식물까지도. 이 책에서는 튤립을 키워 호텔로 만든다는 설정인데 튤립 꽃 하나하나가 호텔의 룸이 된다. 꿀벌들은 또 얼마나 일들을 잘하는지, 왜 도와주는지 모르겠지만. 동화니까, 아무렴.
튤립이 지고 계절이 바뀌면 호텔 손님들은 일을 하러 떠난다. 지난 세 계절 동안 열심히 일한 멧밭쥐 다섯 마리는 이제 연꽃 여행사를 찾아 간다. 아마도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나 보다. 그곳에서 또 자신들만의 한 계절을 보내는 것일 테지. 삶이란 일만 할 수도 여행만 다닐 수도 없는 것일 테니 이렇게 조화로운 모습이 부러울 따름이다.
유아 그림책으로 분류되어 있다. 아이와 같이 이 그림책을 보는 보호자는 아이에게 어떤 질문이나 제안을 하게 될까? 나라면? 튤립을 키워 보자? 커서 어떤 일을 하고 싶니? 호텔에 놀러 가 볼까? 호텔에 가면 무엇을 먹고 싶니?... 이 책에 나오는 그림처럼 그림을 그리고 싶지는 않니? 등등등. 이런 물음들은 체면을 차린 입장에서 나오는 것들이고.
나는 자꾸만 음흉해지려고 한다. 일은 조금만 하고 많이 노는 생을 갖고 싶지 않니? 지금의 내 나이에 자연스러운 욕망이려나? 어쨌든 부럽다는 말이다.(y에서 옮김20250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