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말할 것도 없고 2 - 주교의 새 그루터기 실종 사건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
코니 윌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아작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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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면, 그래서 자신의 과거 어느 곳으로 가 본다면, 사람들은 그때의 그 무언가를 바꾸고 싶어 할까 그대로 두려고 할까? 이 상상의 선택은 그 사람이 자신의 삶에 대해 갖고 있는 태도를 말해 주기도 할 것이다. 현재를 바꾸고 싶은 건지 아닌지에 해당하는.

소설은 개인의 삶을 바꾸는 선택을 소재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더 크고 거대한 것을 다루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자칫 역사의 한순간을 이리저리 옮기다가 크게 뒤바꿔 버릴지도 모른다는 가정 하에. 종종 봐 왔던 영화에서도 자주 쓰였던 소재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다른 과학기술과 달리 이 설정만큼은 끝도 없이 쓰일 것 같고. 시간 여행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영국의 옥스퍼드와 코번트리가 주요 배경이다. 2057년이 기준이면서 주인공들은 과거의 코번트리를 오간다. 1880년대와 1940년대와 2018년도를. 시간 여행을 하려면 그 시대의 역사를 완벽히 고증한 뒤 옷차림 하나, 소지품 하나, 기본 교양이나 태도까지 챙겨야 한다는 게 참으로 그럴 듯했다. 현대의 주인공들이 과거로 가서는 애거서 크리스티나 푸아로 경감을 들먹이는 부분을 읽을 때는 어찌나 친숙하게 느껴지던지.

나는 실제의 시간 여행에 관심은 없다. 이렇게 책으로 또는 영화로 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책을 읽으니 더더욱 엄두가 안 난다. 이렇게 귀찮을 정도의 준비를 해야 한다니, 마치 우주 비행 연습이 싫어서 우주로 나갈 생각이 없는 것과 같다. 이런 모험과 호기심은 간접 경험으로도 충분하다.

남자 주인공 네드가 동료인 베리티와 169년 동안의 키스를 한번에 해내는 장면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듯하다.(y에서 옮김2019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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