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8 (완전판) - 밀물을 타고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8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왕수민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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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갈 때 더 잘 나가고 싶다는 욕망, 말릴 수는 없겠다. 노력을 해서 얻은 성과의 뒤든, 행운으로 붙잡은 횡재든. 하나를 얻으면 둘을 얻고 싶고 둘을 가지면 열을, 백을, 천을 갖고 싶은 무한의 욕망. 시간과 공간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인간이 저지르는 모든 범죄와 이어지는 욕망. 그것도 삶의 하나일 테지, 바람직한가 그렇지 못한가 하는 기준과는 따로.


작가의 의도대로 잘 속은 채로 읽었다. 푸아로 경감이 등장하는 2부에서도 한참이나 지나서, 거의 끝에 이르러 작가가 심어 놓은 장치를 발견했다. 이만큼 읽었으면 나도 눈치 정도는 챌 수 있어야 하는데. 추리소설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나는 참 괜찮으면서 한심한 사람이다. 읽어도 읽어도 여전히 모르고 여전히 추측하지도 상상하지도 못하고, 결과를 본 다음에야 그렇구나, 그랬구나, 한탄과 감탄만 되풀이하는 채로. 


유산을 상속하는 관습은 어떻게 이어져 온 것인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여기는 쪽으로 이어져 왔을 텐데, 그럼에도 문제는 생긴다. 유산이라는 게 그저 얻는 것이라 특히 욕심이 나지 않을 수 없는 모양이다. 공짜로 받는 것인데 내가 더 많이 받아야지, 혹은 나만 받아야지, 방해하는 이가 있다면 없애 버리겠어...... 가족도 형제도 친구도 소용없어지는 순간이 되는.


읽는 재미로 지루한 시간과 가벼운 근심을 잊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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