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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필로소퍼 2025 30호 - Vol 30 : 내가 한 선택이 내가 된다 ㅣ 뉴필로소퍼 NewPhilosopher 30
뉴필로소퍼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25년 4월
평점 :
새삼스러운 주제는 아니다. 늘 생각하고 있고 늘 행동하고 있으면서 고민하는 문제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가, 할 것인가 안 할 것인가, 이쪽인가 저쪽인가, 아니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쪽인가.
이 고민 자체가, 선택을 한다는 일 자체에 대한 고민이 인간으로서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말뜻을 알겠다. 선택에 대한 고민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라는 것, 어려운 선택일수록 삶에 대한 중요한 태도를 취하는 순간이 된다는 것, 선택을 해도 안 해도 후회는 남게 마련이고 생은 이 모든 과정을 품고 있다는 것을. 그러니 결국에는 잘한 선택도 잘못한 선택도 없는 것이고 그저 선택을 하면서 살 수 있을 뿐이라는 것까지.
참으로 답 없는 생이다. 답답했던 때도 있었다. 이제는 받아들인다. 적절하게, 그러려니 하면서. 청바지를 살 때도 시리얼을 골라 먹을 때도 더 중요하다고 하는 직업을 구하거나 배우자를 구할 때에도 내가 하는 모든 순간의 선택을 존중하면서 그저 살아가야 하는 일이다. 묵묵하게 그러면서 또 유쾌하게. 지금 나의 선택은, 내가 가장 진화한 상태에서 이루어졌을 것이므로.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읽는 쪽으로 선택한 내가 마음에 든다.

당신이 지금 이 자리에서 이 글을 읽고 있는 것은 당신의 선택 하나하나가 만든 결과다. 모든 사소한 결정이 당신을 이 지점까지 데리고 왔다. 삶의 궤적을 지나다가 어느 지점에서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 당신은 다른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 P11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는 다른 무언가가, 그것도 제법 무거운 무언가가 끼어든다. 바로 우리의 진화한 두뇌다. - P30
우리는 부모나 자식을, 환경이나 기회를, 자기 안에서 솟구치는 감정을 선택할 수 없다. 우리가 그것들에 선택될 뿐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사랑, 희망, 두려움, 불가피한 상실 등을 어떻게 이해하는가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과 자기 자신을 많이 알수록 더 큰 자유를 누릴 수 있다. - P46
어려운 선택을 할 때 우리는 가장 자유롭다. 그리고 어려운 선택에 헌신할 때 우리 삶에 의미가 더해진다. - P94
인생에서 어려운 선택이 중요한 이유는, 자신의 선택에서 최고의 이유를 찾고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힘이 우리 각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선택은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이 행위 주체로서 주도권을 잡게 되는 귀중한 순간이다. - P96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말은 자기 개인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뜻이다. ‘자기 자신을 선택한다’는 말은 우리 각자가 자기 자신을 선택할 뿐만 아니라 그럼으로써 모든 사람을 선택한다는 뜻이다. 사실, 우리가 ‘되고 싶은 사람’을 창조하는 행위는 우리가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사람의 이미지를 창조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이렇게 혹은 저렇게 되겠다고 선택하는 일은 우리가 선택한 것의 가치를 긍정하는 일이다. 우리는 결코 악을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나 선을 선택한다. 그러나 모두가 아니라 오직 나에게만 선한 것은 없다. - P112
정치 행위는 우리의 동물성을 초월하고 진정으로 온전한 인간이 되는 길이다. - P118
결혼을 하라. 그러면 그대는 후회할 것이다. 결혼을 하지 말라. 그래도 역시 그대는 후회할 것이다. 결혼을 하든 않든 간에 그대는 후회할 것이다. 세상의 어리석은 일을 보고 웃어라. 그러면 그대는 후회할 것이다. 세상의 어리석은 일을 보고 울라. 그래도 역시 그대는 후회할 것이다. 세상의 어리석은 일을 보고 웃든 울든 간에 그대는 후회할 것이다. 그대는 세상의 어리석은 일을 보고 웃거나 울거나 할 것이지만, 어느 쪽을 택해도 그대는 후회할 것이다. 여자를 믿어라. 그러면 그대는 후회할 것이다. 여자를 믿지 말라. 그래도 역시 그대는 후회할 것이다. 여자를 믿든 안 믿든 간에 그대는 후회할 것이다. 그대는 여자를 믿거나 안 믿거나 할 것이지만, 어느 쪽을 택해도 그대는 후회할 것이다. 그대 자신의 목을 매달라. 그러면 그대는 후회할 것이다. 그대 자신의 목을 매달지 말라. 그래도 그대는 후회할 것이다. 그대 자신의 목을 매달든 그렇지 않든 간에 그대는 후회할 것이다. 그대는 그대 자신의 목을 매달거나 매달지 않거나 할 것이지만, 어느 쪽을 택해도 그대는 후회할 것이다. 이것이 모든 철학의 총화이자 알맹이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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