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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즈데이북 1 ㅣ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
코니 윌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아작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이 소설이 발간된 해는 1992년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이제야 번역 출간된 모양이다. 소설의 시간 배경은 2054년으로 되어 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 어느 때. 과거로의 시간여행이라는 것이 다소 일반적이라고 할 만큼 과학기술이 발달되었으리라 가정하고 있다. 그리고 역사학자로 등장하는 젊은 여주인공을 2054년의 옥스포드에서 1320년의 옥스포드로 보낸다. 바로 영국이 배경이라는 거지.
1권을 읽고 쓰는 탓에 아직 뭐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여주인공인 젊은 역사학자는 1320년으로 가기는 했는데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지 못한 상태로, 남주인공인 나이든 역사학 교수는 2054년에서 제자의 시간여행 성공 여부를 알지 못한 상태로 1권이 끝나버렸다. 두 사람의 시간차 시점을 교차로 하여 소설은 전개되고 있는데 묘하게도 긴박감은 극도로 잘 느껴진다. 무슨 일이 금방이라도 일어날 것만 같은데, 아니 일어나고는 있는데 직접 연결은 안되고 있으면서 궁금증은 더할 수없이 커지면서 조마조마한 상태로만 이어진다. 이런 전개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1권을 덮고 나니 2권을 펴기가 겁이 날 정도다. 얼마나 날 붙잡고 늘어질지.
그래, 그 동안의 과거 시간 여행. 영화나 드라마나 소설에서 비교적 가볍게 다룬 면이 있었다는 것을 알겠다. 500년 정도 시간 차이가 난다면 사는 모습이 서로 얼마나 많이 다르랴. 쓰는 말도 입는 옷도 하다못해 인사하는 태도까지 다르지 않을까? 그냥 쉽게 적응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을 텐데, 이런 식의 에피소드를 참 쉽게도 사용했구나 싶다. 이 책을 읽으니 작가가 얼마나 많은 자료를 찾아서 적절하게 적용하려고 했는지 읽는 마음에도 고단했다. 역사소설, 아무나 쓰는 게 아니라며(다른 소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1300년대의 옥스포드 주변. 중세. 황량한 풍경. 내가 막연하게 좋아하고 그리는 풍경이다. 거칠고 춥고 삭막하고 바람부는 스코틀랜드 혹은 잉글랜드. 직접 겪고 싶은 마음은 없고 상상이나 화면으로만 보고 싶은 아득하고 막막한 풍경. 풍성한 숲조차 두려울 정도로 낯설고 기묘한 배경들. 무시무시한 페스트가 유행하기 직전의 시대. 2권이 마구 기대된다.
딸이 SF소설이라며 권해 준 책이다.
둠즈데이북-잉글랜드의 왕 윌리엄 1세 때 만들어진 조사 보고서로 실제 존재한다고 한다. (y에서 옮김2018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