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잔 인생 한입 52
라즈웰 호소키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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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이 나왔다. 얼른 샀다. 천천히 보았다. 마치 기다리던 새 술을 드디어 손에 넣고 마셔 보는 것처럼. 이렇게 쓰고 보니 내가 꽤나 술을 잘 마시고 즐기는 사람인 것처럼 여겨진다.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나는 술을 사서 마시는 대신 술을 소재로 삼는 만화를 사서 간직하는 쪽이므로. 언젠가 나이가 훨씬 더 들었을 때, 겨우 만화 정도 볼 수 있을 때, 이 책 시리즈를 늘어놓고 잡히는 대로 보겠다는 노년의 꿈을 갖고 있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 이제까지는 이런 적이 없어 몰랐던 것 같은데 안 좋은 상태로 이 만화를 보고 있자니 영 술맛이 안 난다. 시원한 생맥주도 싱거워만 보이고 은은하다는 사케에도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다. 이 만화책을 다 읽도록 나는 사케도 하이볼도 마셔 본 적이 없다. 당연히 맛 자체를 추측할 수가 없는데 신체 상태마저 안 좋으니 술맛은 안 생기면서 술 마신 뒤의 두통만 느껴진다. 좋지 않구나, 술 만화책을 읽을수록 내 여건이 건강해야겠구나, 술기운 같은 중얼거림에 빠진다.

이번 호의 에피소드들은 특별하지 않아서 친숙하다. 소다츠는 변함없이 술을 즐기며 직장에 다니고 있고 회사 동료와 친구들과의 우정도 한결같으며 안주를 마련하는 일에도 정성을 다한다. 어쩐지 소다츠는 계절이 바뀌어도 나이는 들지 않는 마법의 순환 세계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술과 평생을 함께 하는 괜찮은 생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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